[현인택 통일 P20 인터뷰] "南北정상회담 추진, 北 천안함 태도에 달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0월 29일 "북한이 천안함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G20 이후 남북정상회담이나 고위급 회담 등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집무실에서 'Press 20 Club' 회원 언론사들과 인터뷰를 갖고, 천안함 사건 이후 일부에서 제기된 남북 비밀 접촉설(說)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주의와 정치 문제는 분리하겠다며 "우리(남한)가 원하는 인도주의 문제에 대해 북한이 상응하는 협력을 한다면 (남북이) 상호 협력하는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군부 등으로의) 전용 가능성에선 비료가 (쌀보다) 훨씬 적다"는 말도 했다.

현 장관 인터뷰에 마이니치신문(일본)과 더 타임스(영국)는 직접 참여했고 코메르산트(러시아)와 휴리엣(터키) 등은 질문지를 보냈다.

[천자토론] 北의 제2차 대화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마이니치신문) 김정은 후계 체제 이후 남북 대화는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대북 식량지원은 어떻게 되나.

"정치·안보 상황에 상관없이 기본적인 인도적 지원은 하겠다. 천안함 사건 이후에도 민간 베이스로 100억원 이상, 신의주 수해에 대해 한국 정부가 130억원 상당의 지원을 했다. 그러나 북측이 요구하는 쌀 50만t과 비료 30만t 지원은 인도주의 카테고리(범위)에 넣을 수 없다. 정치적 사안이다. 북이 천안함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하는 게 필요하다. 북이 스스로 매듭을 묶었기 때문에 스스로 푸는 자세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더 타임스) 최근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커졌는데.

"지난 2년 남북 관계가 조금 소원해진 사이에 북·중 관계가 상당히 깊어졌다는 평가가 있다. 이를 한국 정부가 우려하기보다는 북한이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갖는 게 장기적 관점에서 한반도 안정과 평화에 나쁘지 않다고 본다."

―(코메르산트) 김정은 권력 승계 이후 북한이 통일 문제 접근법을 바꿀 가능성이 있나.

"지금까지 북한은 통일 정책에 있어 고려연방제를 유지해왔는데 이런 것들에 대한 변화가 있을지 주시하는 게 관전 포인트다."

―(휴리엣) 앞으로 북한이 경제적으로는 개혁·개방할 것이란 전망도 많은데.

"북이 비핵화와 개혁·개방을 하면 우리는 대규모 경제 지원을 통해 몇 단계 발전하도록 도울 것이다."

―(조선일보)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최근 "남북관계, 보다 큰 틀의 시도"를 언급했다. G20 이후 남북정상회담이나 고위급 회담을 추진할 계획이 있나.

"지금 추진할 계획이나 추진 중인 것은 없다."

―(조선일보) G20 이후 북이 먼저 '현안을 포괄적으로 풀자'며 고위급 회담 등을 제안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까지는 적십자회담,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관광 재개 논의 등이 (북한의) 평화 공세로 보인다. 대화가 진정성을 갖기 위해선 천안함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면서 그 위에 초석을 깔아야 한다. 과거에는 이런 일(천안함 사건 등)이 있어도 그냥 넘어갔었다. 그게 마치 남북관계의 발전처럼 보였던 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