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취] '구석기 大家' 손보기 연세대 교수

원로 고고학자 손보기(孫寶基·88) 전 연세대 교수가 31일 오후 7시 별세했다. 한반도 구석기 연구를 개척한 손 교수는 1922년 서울생으로 연희전문 문과, 서울대 문리대 사학과와 대학원을 거쳐 미국 버클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손 교수는 1964년 공주 석장리 유적지를 발굴해 한반도에 구석기 시대가 있었음을 증명하며 일제 식민사학의 주장을 뒤집었다. 또 우리의 금속인쇄술이 서양에 비해 200년 앞섰음을 성분분석 등 과학적 기법을 통해 증명했다. 지난해에는 손 교수가 발굴을 진행했던 공주 석장리에 그의 업적을 기리는 '파른 손보기 기념관'이 건립됐다. 파른은 고인의 아호다.

외솔상 문화부문 학술상(1976), 세종문화상(1987), 옥관문화훈장(1990),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세종성왕상(2000), 위암 장지연상(2003)을 받았으며, '한국구석기학 연구 길잡이'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심경' 등 저서를 남겼다. 유족은 부인 김서영씨와 명세(연세대 교수), 송이(미국 매사추세츠대 교수), 경세(미국 뉴욕주립대 교수)씨가 있다. 빈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02)2227-7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