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후세인 사우디 수전력부 장관 "물 많이 쓰는 한국 시설 경쟁력은 대단"

"한국은 풍부한 수자원을 가졌습니다. 그런데도 여름이면 수자원 관리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어요. 1인당 물 소비량이 하루 300L로 높은 탓 아닌가 싶어요. 물이 부족한 우리 사우디로서는 한국이 어떻게 '합리적 물소비 정책'을 펴 갈지도 궁금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알 후세인(59) 수전력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방한했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을 만나 상·하수도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한국환경공단과 굴포천하수처리장 등을 둘러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대 산유국인 대신 세계적 물 부족 국가다. 강수량이 워낙 적어 강·호수가 거의 없다. 그래서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하는 해수 담수화까지 동원해 물을 확보한다. 지하수와 얼마 안 되는 표층수(빗물) 활용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알 후세인 장관은 "그런데 갈수록 소득이 늘면서 1인당 물 사용량이 이제 한국과 맞먹을 정도"라며 "인구까지 빠르게 늘고 있어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했다.

"제한된 수자원을 잘 활용하려면 하수 재이용 시설을 늘려야 해요. 여기에만 앞으로 20년간 4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상·하수도 시설 설치나 관리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경쟁력이 대단해요. 배우고 협력하고 싶어서 온 겁니다."

알 후세인 장관은 현대건설과 현대중공업 등도 방문했다. 그는 "과거 한국 기업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주택·공공기관 건설에서 주로 활약했지만, 지금은 담수화 공장 시공에서 중요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 기업들은 발전소 건설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물 부족 현상을 해소하려면 전력도 확충해야 한다. 대규모 담수화 공장을 운영하자면 엄청난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알 후세인 장관은 "그래서 원자력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며 "이 부분에서도 한국처럼 경험 많은 여러 나라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