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亂氣流

〈제11보〉(168~190)="유리할 때는 맞붙어 싸우지 말고 안전 운행하라" "형세의 유·불리에 관계없이 끝까지 냉정을 지켜야 한다." 말인즉 얼마나 쉬운가. 하지만 막상 이를 실행하기란 프로 고수들도 쉽지 않다. 종반 문턱에 이르러 승리가 눈앞에 어른거리자 침착하기로 소문난 안조영도 '인간적' 모습을 드러낸다. 의문수가 속출하기 시작한 것.

흑▲에 168로 막았을 때 169로 뻗은 수가 좋았다. 덩달아 막아선 170이 이상한 수. 참고1도 9까지 처리했으면 백의 낙승이었다. 174도 의문의 후퇴. '가'로 치중해 패(覇)하는 맛을 스스로 포기했다. 175까지 6집이나 내고 완생해선 바짝 좁혀졌다.

180과 181~183은 맞보기. 뒤이은 184와 185도 이해할 수 없는 교환이었다. 184로는 참고2도 1로 응수를 묻는 게 좋았다. 만약 흑2로 3이면 백A 때 흑 3점이 살아가는 수가 없다. 186 역시 손해수. 그냥 참고3도처럼 두어야 했다. 실전은 6 이후 백B와 흑C를 교환한 꼴로 2집 손해다. 갑작스러운 난기류가 몰려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