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못 믿는 한국인, 신뢰 사회 만들 역량은 충분"

"남들이 생각지 못한 새로운 제품을 남들보다 빨리 시장에 내놓아야 살아남는 시대입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동력은 '신뢰'입니다. 신뢰가 낮아 갈등이 생기면 모든 결정과 소통이 지체됩니다. 반면 신뢰가 높으면 모든 것이 빨라져 뛰어난 성과가 나오지요."

1980년대 스티븐 코비(Steven Covey·76)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자기계발서를 들고 나왔다. 얄팍한 처세술이 판치던 시대에 인간관계의 기본 원칙을 담은 이 책이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며 세계적으로 1200만부가 팔려나갔다. 집필 당시 십대이던 맏아들 스티븐 코비(Stephen M. R. Covey·48)는 아버지의 철학이 엄청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을 봤다. 그리고 30여 년 후, 이번에는 그가 '신뢰'를 들고 나왔다. 그의 저서 '신뢰의 속도'는 2006년 미국에서 출간 후 베스트셀러가 됐다.

"한국은 처음입니다. 한국리더십센터 초청으로 오늘(2일) 서울에서 열리는 '2010 글로벌 리더십 페스티벌'에 강연하러 왔어요. 딸이 몇 년 전 한국에서 여름을 보냈는데, 제게 '한국인은 너무나 따뜻하고 유능한 사람들이다. 꼭 가보셔야 한다'고 권하더군요."

그는 현재 리더십 전문기업인 코비링크월드와이드의 CEO이다. 그전에는 아버지가 창립한 '코비리더십센터'의 CEO였다. 그의 재임 기간에 '코비리더십센터'는 매출 200%, 수익은 1200% 늘었고 주가는 54배나 성장했다. 그는 성장의 원동력을 '신뢰'로 보고 개인·조직·사회의 신뢰감을 높이는 방법을 전파해왔다.

"한 조사에서 한국인의 28%만이 다른 사람을 신뢰할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북유럽 국가 사람들은 68%에 달했지요. 여러 조사 결과를 종합해봐도 한국 사회의 상호 신뢰도는 전 세계에서 중간 이하입니다. 그러나 한국인의 성품과 역량을 볼 때 고신뢰 사회로 갈 역량은 충분합니다."

코비씨는 "신뢰는 꾸준히 연마하고 개선해갈 수 있는 가치"라면서 세계적으로 신뢰받고 있는 리더들의 공통점 13가지를 소개했다. 솔직하게 말하라, 현실을 직시하라, 잘못은 즉시 시정하라, 먼저 경청하라 등이다. 당연한 듯 들리지만 "신뢰는 일시적 유행이나 기법이 아니라 시공을 초월해 번성한 모든 문명에서 입증된 원칙"이라는 것이 코비씨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