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하나 찍으려 5년 투자하기도… 다른 민족 관찰하는 일 즐거워요"

"좋은 다큐멘터리? 어려운 질문이네요. 모든 다큐멘터리에는 각기 다른 세계가 존재하고, 감독들은 저마다의 시각과 의도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관객에게 전하려 했던 고민들이 잘 반영됐다면 좋은 다큐라고 할 수 있죠."

미국 다큐멘터리계의 거장 프레드릭 막스가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이병훈)의 초청으로 방한해 2일 서울 상암동 시네마테크 KOFA에서 한국의 다큐멘터리 감독들과 대화를 나눴다. 제5회 국제대학생평화영화제 심사위원 자격으로 온 그는 다큐멘터리 감독 겸 제작자로 '후프 드림즈'(1994)의 공동제작·편집, '잔스카로부터의 여정'(2010) 연출 등을 맡았다. 이날 영상자료원은 같은 장소에서 그의 초기 단편 다큐 네 편을 상영했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5년을 투자한 경험이 두 번 있습니다. 5년, 긴 시간이지요. 생계문제도 걸려 있으니까요. 작품에 대한 혹은 주제에 대한 열정 그리고 관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그는 '드림 프롬 차이나'라는 작품에서 중국의 변화에 대한 외국인의 느낌을 표현했다. 막스 감독은 자신을 "호기심이 많아 세계를 돌아다니며 관찰하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우길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백인 남성인 자신이 같은 백인 남성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겠느냐며 다른 민족·나라를 보고 그들에 대한 자기 생각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작업이 즐겁다고 했다.

그의 현재 관심사는 '어린아이가 성인이 될 때 겪는 통과 의례'다. "전 세계가 환경오염, 부정부패 같은 많은 문제를 갖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공동체가 아이들에게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를 고민 중이지요. 미국에 사는 15세 남자 아이들을 취재해 그들이 어떻게 성인으로 커가는지 관찰할 생각입니다. 제목은 '보이즈 투 맨'(Boys to Men)이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