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2등株의 반란'
입력 : 2010.11.04 02:57
현대차<기아차, LG화학<호남석유, 포스코<현대제철…
1등株보다 '주가 상승률' 높아
"1등주 오를만큼 올랐다" 저평가됐던 2등주 '재평가'
자문사들 선호에 돈 몰려… 2위 기업 공격투자도 한몫
2등주만 투자 펀드도 나와
또한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2위, 3위 기업에도 충분히 투자할 만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 증시가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2등 기업들이 안고 있던 과도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점차 완화되고 1등주와의 주가 격차를 좁혀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투자
요즘 약진하고 있는 2위 기업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위기 때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는 점이다. 호남석유화학은 지난 7월 말레이시아계 석유화학업체인 타이탄을 1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잇단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KB투자증권은 "경기 호황에서 현금을 축적하고 경기 저점에서 M&A를 시도하는 호남석유화학의 경영전략이 이익 성장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롯데쇼핑 역시 내년 중국에 롯데마트 95개 점포를 새로 내는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라는 점이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06년 6조2300억원을 들여 착공한 당진 일관제철소가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불황기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기아차는 K시리즈로 내수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회사 이미지를 일신(一新)했다.
이원선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2등 기업은 1등 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노력과 미래 성장성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가 재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문사들의 힘
올해 거세진 '자문사 열풍'도 2등주의 약진에 큰 역할을 했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은 100여개 종목에 폭넓게 투자하는 반면 랩 어카운트를 운용하는 투자자문사들은 10개 안팎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쓴다. 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자문사들은 성장 잠재력이 큰 소외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랩 어카운트에 돈이 몰리면서 자문사들의 영향력이 한층 커졌다. 이에 따라 자문사들이 선호하는 종목들의 주가가 특히 많이 올랐다. 올해 자문사들이 많이 산 이른바 '자문사 7공주' 또는 '백마 탄 7왕자' 중에는 현대제철, 기아차, OCI, 현대중공업 같은 2등주들이 여럿 들어 있다.
◆2등주 약진이 언제까지 갈까
2등주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아예 2등주에만 투자하는 펀드도 나왔다. NH-CA자산운용이 내놓은 '옐로칩펀드'는 26개 업종의 2등 기업에만 투자하는 운용전략으로 코스피지수를 10%가량 앞서는 성적을 내고 있다.
2등주의 약진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NH-CA자산운용의 박창석 주식운용1팀장은 "경기 회복 국면에서는 2등주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진다"면서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올 4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이 예상되는 등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있어 2등주의 상승세는 내년에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반면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는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한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장성이 돋보이는 2등주보다는 실적이 우수한 1등주가 다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격적인 투자
요즘 약진하고 있는 2위 기업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위기 때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는 점이다. 호남석유화학은 지난 7월 말레이시아계 석유화학업체인 타이탄을 1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잇단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KB투자증권은 "경기 호황에서 현금을 축적하고 경기 저점에서 M&A를 시도하는 호남석유화학의 경영전략이 이익 성장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롯데쇼핑 역시 내년 중국에 롯데마트 95개 점포를 새로 내는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라는 점이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06년 6조2300억원을 들여 착공한 당진 일관제철소가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불황기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기아차는 K시리즈로 내수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회사 이미지를 일신(一新)했다.
이원선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2등 기업은 1등 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노력과 미래 성장성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가 재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문사들의 힘
올해 거세진 '자문사 열풍'도 2등주의 약진에 큰 역할을 했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은 100여개 종목에 폭넓게 투자하는 반면 랩 어카운트를 운용하는 투자자문사들은 10개 안팎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쓴다. 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자문사들은 성장 잠재력이 큰 소외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랩 어카운트에 돈이 몰리면서 자문사들의 영향력이 한층 커졌다. 이에 따라 자문사들이 선호하는 종목들의 주가가 특히 많이 올랐다. 올해 자문사들이 많이 산 이른바 '자문사 7공주' 또는 '백마 탄 7왕자' 중에는 현대제철, 기아차, OCI, 현대중공업 같은 2등주들이 여럿 들어 있다.
◆2등주 약진이 언제까지 갈까
2등주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아예 2등주에만 투자하는 펀드도 나왔다. NH-CA자산운용이 내놓은 '옐로칩펀드'는 26개 업종의 2등 기업에만 투자하는 운용전략으로 코스피지수를 10%가량 앞서는 성적을 내고 있다.
2등주의 약진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NH-CA자산운용의 박창석 주식운용1팀장은 "경기 회복 국면에서는 2등주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진다"면서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올 4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이 예상되는 등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있어 2등주의 상승세는 내년에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반면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는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한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장성이 돋보이는 2등주보다는 실적이 우수한 1등주가 다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들어 증시에서 2등의 약진이 눈부시다.
연일 최고가를 고쳐 쓰며 질주하고 있는 자동차업종의 경우 1위 현대차 주가가 올해 들어 50% 가까이 오르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하지만 2위 기아차의 주가 상승률에 비하면 초라할 지경이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주가는 150%나 치솟았다.
자동차와 함께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는 화학업종에서도 1위 LG화학의 주가가 62%나 오르며 선전하고 있지만 호남석유화학은 이보다 훨씬 높은 150%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제철업계 2위인 현대제철은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25%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POSCO는 주가가 25% 하락했다.
아예 2등 기업이 1등을 추월해 선두자리를 빼앗은 경우도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유통업계 2위였던 롯데쇼핑은 연초 30만원 안팎이던 주가가 50만원대까지 치솟으며 신세계를 밀어내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은행업종에서는 신한지주가 KB금융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대장주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업종 내 2위 종목들의 주가상승률은 23.4%(10월 14일 기준)로 1등주 상승률(17.1%)을 웃돈다. 올해 유독 2등주의 돌풍이 거세진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아랫목 온기가 윗목까지
가장 일반적인 분석은 2008년 폭락했던 증시가 회복 2년차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2등주가 재평가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거의 주가 흐름으로 봐도 주가 상승 초기에는 업종을 대표하는 대형 우량주가 먼저 오르고, 2·3위 기업이 뒤따라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1등주가 어느 정도 올라 주식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1등주에 비해 저평가됐던 2등주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연일 최고가를 고쳐 쓰며 질주하고 있는 자동차업종의 경우 1위 현대차 주가가 올해 들어 50% 가까이 오르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하지만 2위 기아차의 주가 상승률에 비하면 초라할 지경이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주가는 150%나 치솟았다.
자동차와 함께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는 화학업종에서도 1위 LG화학의 주가가 62%나 오르며 선전하고 있지만 호남석유화학은 이보다 훨씬 높은 150%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제철업계 2위인 현대제철은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25%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POSCO는 주가가 25% 하락했다.
아예 2등 기업이 1등을 추월해 선두자리를 빼앗은 경우도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유통업계 2위였던 롯데쇼핑은 연초 30만원 안팎이던 주가가 50만원대까지 치솟으며 신세계를 밀어내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은행업종에서는 신한지주가 KB금융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대장주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업종 내 2위 종목들의 주가상승률은 23.4%(10월 14일 기준)로 1등주 상승률(17.1%)을 웃돈다. 올해 유독 2등주의 돌풍이 거세진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아랫목 온기가 윗목까지
가장 일반적인 분석은 2008년 폭락했던 증시가 회복 2년차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2등주가 재평가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거의 주가 흐름으로 봐도 주가 상승 초기에는 업종을 대표하는 대형 우량주가 먼저 오르고, 2·3위 기업이 뒤따라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1등주가 어느 정도 올라 주식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1등주에 비해 저평가됐던 2등주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