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환 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장 "제품 구매 의무화로 얻은 5000억 시장 동정 대신 좋은 품질로 다가가겠습니다"

"내년부터 장애인에게 5000억원 시장이 열립니다.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서 획기적 사건이죠."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정덕환(64) 회장은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고 했다. 내년부터 정부 부처는 물론 전국 720여 공공기관에서 연간 구매비의 1%는 반드시 중증장애인이 만든 상품을 사야 한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특별법'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연간 구매 총액이 50조원에 이르고, 그 1%가 5000억원이다.

정 회장은 요즘 '장애인 생산품의 경쟁력 강화'를 외치고 있다. 법적 지원은 이뤄졌지만 안주할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제도적으로 새 시장이 열린 거죠. 그러니 이제 장애인 제품 판매에 따라다니던 동정이나 강매 같은 말은 사라져야 합니다. 우리 장애인들도 프로의식을 갖고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야죠."

실제로 여러 대책을 세우고 있다. 먼저 장애인개발원과 함께 장애인 생산품에 대해 ISO 등 각종 품질인증을 획득하는 사업을 펼치고, 수요자 특성을 파악해 지역별 맞춤상품을 개발하는 등 품목도 다양화하기로 했다.

유도 국가대표 출신인 정 회장은 1972년 훈련하다 척수를 다쳐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돼 휠체어에 의지하는 지체장애 1급 중증장애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