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일본 젊은 층에 인기 한식과 함께 알리면 좋겠죠?"

"일본에서는 1인당 주류 소비량이 계속 줄고 있어요. 게임이나 휴대폰처럼 혼자 즐기는 여가문화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막걸리 같은 한국 술은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아져요. 아마 한류로 인한 친근감 덕분이겠죠."

사케(니혼슈)의 고장 일본 니가타현의 와타나베 겐이치(渡邊健一·54) 양조시험장 원장이 니가타 사케를 홍보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그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사케 대가의 한 사람이다. 특히 양조기술 지도 분야에서는 일인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4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강연하고, 자기 고장에서 나는 사케 88종을 선보이는 시음회를 열었다. 니가타 양조시험장은 사케 양조법 연구와 주조용 쌀 연구를 위해 80년 전인 1930년 설립됐다. 와타나베 원장은 부임 3년째다.

"니가타현에는 95개 양조장에서 400~500가지 브랜드의 사케가 생산되고 있어요. 에도 시대 이전부터 뛰어난 양조 기술자가 많기로 유명했던 고장이고, 현재 일본 고급 사케 시장의 20%를 점유하죠." 쌀의 표면을 60% 깎아내 빚는 도정 기술이 니가타 사케의 특징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도 니가타 사케가 인기라고 들었습니다. 술 맛을 아시는 거죠. 사케의 핵심은 저온가공인데 니가타는 겨울에 춥고 눈이 많이 내립니다. 게다가 겨우내 쌓인 눈이 녹아 모인 지하수가 물맛을 제대로 내죠. 니가타에서 술 맛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와타나베 원장이 생각하는 사케의 묘미는 무엇일까. 요리에 맞춰 술의 온도를 조절해 마시는 데 있다고 한다. 또 술잔의 주둥이 두께에 따라 입으로 퍼져 들어가는 정도가 다른데, 니가타 사케는 맛이 깔끔하기 때문에 두께가 얇은 잔에 마셔야 좋단다.

니가타 출신인 그는 대학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했다. 이후 국세청 양조시험소 연구원을 시작으로 양조에 뛰어들었다.

"일본 사케는 와인만큼은 아니지만 글로벌화에 성공한 편입니다. 일본의 음식문화와 사케가 한 세트로 어울려 홍보됐기 때문 아닌가 해요. 한국도 한식의 세계화에 힘쓴다고 하는데, 한국 술도 곁들여서 알린다면 엄청난 시장이 열리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