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애슈턴 英 기후변화 특별대사 "한국 저탄소 정책은 세계적 모델"

"지난 몇년간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논의를 지켜봤어요. G20 정상회의로 세계의 눈이 쏠린 한국에서 현장을 직접 보고 싶어 왔습니다."

존 애슈턴 영국 기후변화 특별대사는 "이명박 대통령이 보여준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은 기후변화 대응을 넘어선 새로운 성장모델"이라며 "한국인과 한국경제뿐 아니라 세계적 차원에서도 의미 있다"고 했다. 그는 외교통상부 안호영 통상교섭조정관, 신용승 기후변화 대사, 청와대의 김상협 녹색성장환경비서관 등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의 경험에서 배우고, 영국이 도울 방법도 찾겠다"는 것이다.

애슈턴 특별대사는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난 '저탄소 경제'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다. "이미 많은 나라가 원자력·풍력·태양광으로 저탄소 에너지 생산이 가능함을 입증하고 있어요. 중요한 것은 정치적 의지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경제구조를 저탄소형으로 혁신하려면 10년간 10조달러 이상이 필요하지만, 8조5000억달러의 이익도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의지만 있다면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이죠. 영국도 현재는 전기의 3~4%만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지만, 2020년까지 30%로 늘릴 계획입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효과를 거두려면 각국에서 정치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국민 스스로 '해결책의 일부'가 되는데 자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부담은 공정하게 나눠지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다음 달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총회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칸쿤 회의는 코펜하겐에서 쓰러진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자전거를 일으켜 세워 다시 트랙 위에 올려놓을 기회입니다. 쓰러진 자전거를 일으켰다고 바로 결승선에 뛰어들진 못합니다. 하지만 세계는 다시는 쓰러지지 않고 전진할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