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본인 司祭의 한국 사랑

일제강점기 조선성공회에 파견됐던 일본인 사제의 유족이 그가 남긴 유산을 한국에 기증한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교구장 김근상 주교)는 1935년부터 1946년까지 조선성공회에서 시무했던 마쓰자카 가쓰오(松坂勝雄·1905~1993) 신부의 처조카인 하라 미네코씨가 최근 고인의 유산 500만엔(약 6700만원)을 서울주교좌교회에 기증할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성공회 관계자는 "1993년 마쓰자카 신부님이 돌아가신 후 유산을 관리하던 부인이 조카에게 고인의 뜻을 전해 유산 기증이 이뤄지게 됐다"며 "한·일 간의 우호 증진과 서울주교좌교회의 선교사업을 위해 유산을 사용하라는 것이 유족의 뜻"이라고 말했다.

마쓰자카 신부는 1934년 일본 성공회신학원을 졸업한 후 전도사 인가를 받고 1935년 조선성공회로 파송되어 부제 및 사제 안수를 받았다. 1936~41년 대구교회, 1942~46년 서울교회에서 주임신부로 일하다가 본국으로 돌아갔다. 성공회 서울주교좌교회는 추수감사주일인 오는 7일 주일감사성찬례에 하라 미네코씨와 고인의 친조카인 마쓰자카 유키오씨를 초대해 기부금 전달식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일본성공회(의장주교 우에마쓰 마코토) 관계자 46명이 오는 12~15일 방한해 1943년 일본의 침략전쟁 과정에서 전쟁물자 공출로 압수됐던 강화읍교회 정문 계단 난간을 복원해 봉헌하고 독립기념관, 서대문형무소, 탑골공원 등을 둘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