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이야기] 신나는 유람선… 놀이공원… "아픈 것도 잊어버렸어요"

    입력 : 2010.11.06 03:02

    '희망로드 대장정' 시리즈 8개국 어린이 서울 나들이

    5일 오후 서울 한강 둔치에서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스리랑카, 페루, 볼리비아, 우간다, 동티모르, 앙골라에서 온 어린이와 가족들이 손을 흔들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스리랑카에서 온 마두스한(Ma dushan·8)군은 다리 근육이 퇴화해 휠체어를 타고 있었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다. 마두스한군은 "원, 투, 스리"를 외치며 선물 받은 디지털 카메라로 여러 나라 친구들과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에라리온 출신 시나(Sinnah·11)양은 반군(叛軍)에게서 도망치다 숲 속에서 야생동물에게 왼쪽 팔을 물렸지만, 치료를 받지 못해 팔 전체를 잘라냈다. 시나양은 "어제 놀이공원에서 신기한 놀이기구도 타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었어요. 고향에서는 해보지 못한 신나는 일들을 하다 보니 아픈 것도 잊어버렸어요"라고 말했다.

    우간다에서 온 제니퍼(Jennifer·13)양은 아들 브라이언(Brian·1)군과 한국에 왔다. 지난 8월 우간다를 방문했던 배우 엄지원씨가 이날 제니퍼 모자를 만났다. 엄씨는 "두 아이 표정이 훨씬 밝아졌다"며 "앞으로도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아, 신기해요. 정말 좋아요."

    마술사가 손수건에서 흰 비둘기를 꺼내자 아이들이 탄성을 지르며 손뼉을 쳤다. 5일 오후 서울 한강 유람선을 탄 어린이들은 마술쇼를 보며 즐거워했다. 이들은 조선일보와 어린이재단이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2010 희망로드 대장정'이라는 이름으로 돌아본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스리랑카, 페루, 볼리비아, 우간다, 동티모르, 앙골라 등 8개국에서 온 어린이들이다. 지난 3일 한국에 온 이들은 놀이동산·청계천·아쿠아리움 등을 돌며 서울을 구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