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다양한 여론 전달해야죠"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6일 개원 3주년을 맞았다. 심지연 처장은 "입법조사 요구가 지난 8월에 1만번째를 넘어섰다"며 "행정부 산하 연구기관들과 비교할 때 국회 연구기관들의 예산은 500분의 1, 인력은 130분의 1에 불과하다"고 했다.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한국정치학회장을 지낸 그는 "과거엔 학자로서 국회를 비판만 했는데 안에서 보니 의정활동 지원조직이 활성화되지 않아 생기는 문제가 많더라"고 했다. 그러다 보니 비전문가인 보좌관들이 모아 온 정보에 의원들이 너무 의존하고 이른바 '튀려는' 행태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에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조사·연구를 하는 일종의 '국회 싱크탱크'다. 행정부를 견제하는 보고서도 써야 하므로 체질상 '야당'이다. 정부가 '단군 이래 최대 국제행사'라며 띄우는 G20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의결사항에 대한 집행기관이 없어 공염불이 될 수도 있다'는 보고서로 직격탄을 날렸다. 심 처장은 "설립 초기에는 오해도 많았지만, 지금은 정부 비판 보고서를 냈다고 문제 되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심 처장은 "다양한 여론이 국회에 반영되도록 하되, 결정은 다수의 목소리를 선택해야 한다"며 "우리는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한 합리적 결정이 내려지도록 국회를 돕는 곳"이라고 했다. 입법조사처장이 아닌 학자로서 국회에 바라는 점을 물었다. 그는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보듯 다수당과 소수당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며 "이렇게 심판하는 국민에 대한 존경을 바탕으로 겸손하고 상생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