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하던 '테마주(株)'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중국 내수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내 상장
중국 기업이 상승세를 타면서 관리종목인
연합과기까지 나흘간 상한가를 기록하는가 하면, 한·일 해저터널 관련주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수퍼박테리아와 태블릿PC도 주목받는 테마다.
지난해부터 우리 증시는 '자고 나면 새 테마'라고 할 만큼 테마주 전성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반 투자자들이 단순한 기대감만으로 테마주에 손대는 건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이전의 테마주들을 봐도 주가가 반짝 상승한 뒤 제자리로 회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대부분 테마주가 백일몽(白日夢)에 그치는 이유는 테마 자체가 가짜이거나 '가짜 수혜주'들이 테마에 끼어들기 때문이다. '황사' '장마' '조류독감' '나로호 발사' 등 단발성 테마나 '철도' '해저터널' '자전거' 같은 정책 테마들은 테마가 가짜에 가까운 경우다. 황사가 발생하면 공기청정기 관련주가 상승하고,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수산주가 급등하지만 기업의 전체 매출에 영향을 주는 일은 드물다. 철도나 해저터널은 막연한 계획만 있을 뿐 예산 조달 방법도 정해지지 않아 사업의 성사 자체가 불투명한 경우다.
산업 자체의 성장성은 있지만 가짜 테마주가 끼어드는 경우도 있다. 원자력발전, LED(발광다이오드), 스마트폰, 3D, 전기차 같은 테마가 여기에 해당한다. 주식거래 프로그램인 HTS를 보면 30여개 종목이 '원자력발전' 테마주로 묶여 있지만, 원전 수출로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 기업은
한전KPS,
두산중공업 등 몇몇 기업에 그친다. 코스닥기업
케이디씨는 3D테마의 대장주로 꼽히며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까지 주가가 고공행진을 했지만 기대했던 3D 특수(特需)는 실적으로 나타나지 않았고, 주가도 제자리로 돌아갔다.
실제로 3D로 수혜를 누린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들이었다.
테마주가 중소형주 위주로 형성되는 이유는 주식 동호회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소수의 회원들이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테마를 확대 재생산하거나 없는 테마를 만들어 주가를 부양한 뒤 치고 빠지기 식으로 수익을 올린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강문성 연구원은 "신산업이나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테마가 형성되지만, 태양광 등 일부 테마를 제외하고는 실제 중소형주가 수혜를 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