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사전에 몰랐다" "최소화하라 지시했는데…"

8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한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청목회 입법로비 수사와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진땀을 흘렸다. 여야 의원들이 검찰의 지난 5일 의원 후원회 사무실 동시 압수수색에 대해 '과잉수사 아니냐'는 지적을 쏟아내면서 이 장관은 "검찰의 독자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 장관은 '검찰로부터 압수수색 방침을 사전에 보고받았느냐'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질문에 "보고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 11명을 압수수색하는데 장관이 어떻게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검찰의 압수수색은 법규상 장관에게 사후보고만 하게 돼 있다"고 했다. 검찰을 행정적으로 지휘·감독하는 법무장관이지만 개별 사건 수사에 대해서는 일일이 지휘하거나 미리 보고받을 권한이 없다는 해명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검찰이 야당의원 후원회 관계자의 부모 집까지 수색했는데 과잉수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압수수색 직전에 보고받고 (수색을)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는데…"라며 난감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 장관은 이날 검찰 수사의 정당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여당 의원들이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지적할 정도였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이 장관이 압수수색의 필요성에 대해 거의 설명하지 않자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을 땐 뭔가 혐의가 있기 때문 아니냐. 여야를 막론하고 지탄받는 정치인은 잡아넣어야 한다"고 한 뒤 "깔끔한 수사 마무리에 장관직을 걸라. (야당의 정치공세에) 강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이 장관의 이날 답변 태도와 관련, 여권 관계자는 "이 장관이 정치권과 검찰 사이에 끼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 같다"며 "김준규 검찰총장이 이 장관보다 사법시험 선배여서 최근 검찰 수사와 관련해 겉도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