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두 천재음악가, 카네기홀에서 호흡 맞춘다

세계적 소프라노인 조수미(48)와 일본의 신예 여성 스타 지휘자 니시모토 도모미(西本智實·40)가 아메리칸 심포니와 함께 9일(현지시각)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오른다.

한국과 일본의 천재 음악가 두 사람이 미국 무대에 아시아인의 음악성을 뽐내는 공연이다. 조수미는 7일 공연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 일본, 중국 등 국적에 관계없이 우리 둘은 같은 아시아"라며 "아시아의 떠오르는 새로운 스타인 니시모토 도모미와 함께 공연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니시모토 도모미도 "조수미는 아시아인으로서 국제적으로 새 길을 연 개척자"라며 "우리는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이 내린 목소리' '세계적 디바' 등의 수식어가 붙는 조수미가 이 시대 최고 소프라노라면, 니시모토 도모미는 보수적인 일본 음악계에 혜성같이 나타나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는 신예 스타 지휘자이다. 러시아국립교향악단 수석 지휘자인 니시모토는 조수미와 지난 2월 라트비아 공연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뒤, 6월 일본 12개 도시 순회공연을 통해 대성공을 거뒀다. 이번에 미주 공연에 나서 로스앤젤레스, 오렌지카운티에 이어 뉴욕서 마지막 공연을 갖는다. 니시모토는 조수미의 첫인상에 대해 "겨울 공연이었는데 그가 무대에 오르자 봄이 된 것 같고, 노래를 부르자 사방에서 꽃이 피는 것 같았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조수미가 얼마나 표현할 수 있는지를 귀뿐 아니라 눈으로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수미는 이번 공연에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라 '박쥐'와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등 아리아 4곡을 부를 예정이다. 아리아 사이에 오케스트라의 서곡을 삽입해 오페라를 축약해 보는 느낌을 주도록 꾸몄다.

조수미는 "세계 최고 무대인 카네기홀에 서면 엄청난 자극과 에너지를 받는다"며 "최고의 공연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내년 국제무대 데뷔 25주년을 맞는 그는 "국민의 사랑과 호응 덕에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절대 자만하지 않고 빛을 발하는 아티스트로 살 테니 계속 성원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