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 "24시간 환자 곁을 지키는 간호사의 질 더 높여야죠"

    입력 : 2010.11.09 03:01

    오늘 '간호정책 선포식' "4년제 교육 정착시키고 인력도 확충할 겁니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의료인은 환자의 권리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환자의 안전'입니다. 24시간 환자 곁을 지키는 간호사의 질을 높여야죠."

    신경림(56) 대한간호협회장은 "환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간호교육의 질을 높이고, 간호사 인력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현재 3년제와 4년제로 나뉜 교육체계를 4년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했다. 간호협회는 오늘(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전국 회원 5000명이 모인 가운데 '간호정책 선포식'을 갖는다. 이런 내용이 핵심인 간호정책 결의문도 발표할 예정이다.

    "간호교육 4년 일원화는 국제적 추세입니다. 인도네시아·필리핀은 4~5년제, 태국도 4년제로 정착됐고 미국·대만·일본도 4년 일원화 작업이 막바지에 왔어요." 신 회장은 "우리 간호사들은 그간 아시아의 간호학을 이끌어왔다고 자부했지만, 4년제 일원화에서 뒤처지면서 선두를 빼앗긴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크다"고 했다.

    새로운 치료법이 속속 등장하고 의약품 종류도 많아지면서 간호사들 자신도 '더 배워야 한다'는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3년제 졸업 간호사의 87%가 학사를 취득하기 위해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간호협회 조사를 보아도 환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우선과제로 간호사와 환자 모두 '간호인력 확충'을 꼽았다.

    신 회장은 "우리 의료법은 환자 5명당 간호인력 2명을 배치하도록 했는데, 실은 허망한 구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간호사 2명이 환자 50명을 돌보는 경우도 허다해요. 환자들이 '의사는 고사하고 간호사 보기도 어렵다'고 할 정도잖아요. 제도가 지나치게 이상적이어서 아무도 지키지 않고, 결국 피해보는 건 환자들입니다." 반면 미국·일본·대만 등은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이 1:5~7이고, 환자 상태에 따라 간호사 필요 인력이 유동적으로 결정된다.

    신 회장은 "일부에서는 '전문간호사' 제도를 본격화해 간호교육도 6년제로 가야 한다는 논의도 나온다"며 "노인인구가 늘어나고 만성질환자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돌보는 간호사의 역할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