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 화백의 다섯 제자, 붓으로 겨룬다

서양화가 장욱진 화백(1917~1990)은 1954년부터 1960년까지 서울대 미대에서 가르쳤다. 그때 서울대에서 장 화백의 가르침을 받았던 제자 중 김인중 신부를 비롯해 곽훈·김차섭·오경환·최욱경 화백의 작품을 전시하는 〈5인5색Ⅱ〉전(展)이 열리고 있다.

장 화백의 맏딸인 장경수씨는 "〈5인5색〉전은 아버지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제자들의 작품을 보여주는 전시로, 작년에 1회 전시가 열렸다"고 말했다. 이번에 작품을 전시하는 5명의 제자는 1959년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한 동기들로, 한 스승에게서 배웠지만 각자 개성 있는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곽훈 화백의 작품은 아름다운 창작 세계를 가능하게 하는 자유로운 기(氣)를 표현했고, 오경환 화백은 〈우주〉〈천공(天空)〉에서 우주적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차섭 화백은 그가 여행 중에 만나 매료된 타오스산을 그린 작품을 비롯해 〈파이의 창〉을 내놓았다. 최욱경 화백의 작품 〈섬들처럼 떠 있는 산들〉은 스승에게서 물려받은 듯 자유로운 감성과 감각을 자유자재로 풀어놓았다. 김인중 신부는 종교적 믿음과 예술적 영감을 추상 작품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 신부는 "선생님이 풀어주셨던 실마리 덕분에 예술 작업이라는 끝없는 실타래를 오늘날까지 풀어가고 있다"며 스승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장욱진 화백으로부터 배운 창작에 대한 열정과 치열함이 이들의 작품 곳곳에서 느껴진다.

전시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장욱진미술문화재단에서 열려 장 화백의 체취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은 장 화백이 타계하기 전까지 살았던 집으로, 2층에는 작가가 작업하던 작업실에 화구와 캔버스가 보존되고 있다.

전시는 24일까지 이어진다. (031)283 -1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