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학렬 前 부총리 부인 김옥남 여사 별세

"박정희 대통령은 가끔 늦은 밤에 서울 혜화동 김학렬(1923~1972)의 집을 찾았다. 두 사람은 콩나물국에 동동주를 마시며 경제를 논했다. 취하면 '황성옛터' 합창이 터졌다. 김학렬의 부인이 눈총을 주면 박 대통령은 '이봐요. 자네 바깥양반은 내 과외 선생이야. 내가 경제를 배우러 과외 선생 집에 오는데 뭐가 잘못됐어'라며 웃었다."(홍하상 저, '주식회사 대한민국 CEO 박정희')

고(故) 김학렬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의 부인인 김옥남 여사(81)가 8일 별세했다. 고인은 당시 박 대통령에게 거리낌 없이 얘기할 만큼 통이 컸다. 김 전 부총리에게 질책당한 부하 직원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김학렬 전 부총리는 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입안한 주인공으로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토대를 닦은 인물이다. 1972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뜨자 박 전 대통령이 빈소를 찾아와 "내가 당신을 죽였다. 술도 많이 먹이고 일도 많이 시키고…"하면서 대성통곡했다. 고인은 김 전 부총리가 세상을 뜬 뒤 박 전 대통령이 마련해준 공장을 운영하면서 3남1녀를 키웠다.

1929년 경남 의령 출생으로 일본 오사카에서 여고를 마치고 중앙대 가정학과를 졸업했다. 유족으로는 김정수(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 김기수(학림공업 대표), 김영수(이스트우드 대표), 김영현 등 3남1녀와 사위 신희택(서울대 법대 교수), 며느리 이현숙(경찰대 교수)이 있다. 발인은 10일 8시 서울아산병원 (02)3010-2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