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차이 최대 61.9% '천차만별'… 癌보험, 3가지를 따져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중에서 판매되는 암(癌)보험은 손에 꼽을 정도로 소수여서 보험상품을 고를 때 그리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최근 암보험 신상품들이 한꺼번에 여러 개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보험 지식이 얕은 일반인 입장에선 어떤 상품이 실속있는 건지 구별해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발표한 것처럼 암보험은 회사별로 보험료 차이가 최대 61.9%까지 벌어지는 등 가격 차가 심한 상품이어서 소비자가 가입할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 실속있는 암보험을 고르기 위해 소비자가 꼭 따져봐야 할 3가지 포인트를 짚어본다.

1. 고액암 함정에 유의해야

보험사들이 암보험을 광고하면서 가장 많이 쓰는 문구가 바로 '고액암 최대 ○억 보장'이다. 치료비가 많이 드는 고액암에 걸리면 거액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소비자들은 솔깃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여기에 예기치 않은 함정이 숨어 있다. 고액암이란 단어에 현혹되기 쉽지만 보험사별로 고액암 범위가 제각각인 데다 서너 개 정도의 암으로 제한된 경우가 많다.

예컨대 A보험사의 경우 최대 6000만원까지 주는 고액암의 범위는 뇌암, 백혈병, 림프종·뼈·관절연골의 암에 불과하다. 이들 암은 발생 빈도가 낮아서 보험금이 지급될 확률도 매우 낮다. 남성들이 가장 많이 걸리면서도 치료비가 많이 드는 폐암·간암 등은 일반암으로 분류되어 있어 많은 보험금을 받기 힘들다. 반면 B보험사가 정의하는 고액암은 최대 7000만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하면서 범위도 간암·폐암·담낭암·식도암·췌장암·뇌암·백혈병·뼈관절암으로 훨씬 폭넓다. 김창호 한국소비자원 박사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발병 확률이 낮은 고액암 보장보다는 일반암 보험금이 큰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2. 가족력과 성별 고려해야

암보험을 선택할 때 또 하나 따져봐야 할 것은 본인의 상황이나 성별 등에 맞는 보험 상품을 잘 골랐느냐다. 만약 음주나 흡연이 잦은 남성이라면 폐암이나 간암 등에 주의해야 하겠지만, 여성 가입자라면 유방암·자궁암·난소암 등 여성암에 대해서도 보장을 두둑하게 해주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는 여성암만 집중 보장해주는 전용 상품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런 상품을 찾기 힘들다.

또 가족 중에 한 사람이 특정 암에 걸린 경험이 있다면 해당 암에 보다 잘 대비할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좋다. 다만 일부 보험사는 암보험에 가입할 때 가족력이 있는지 고지(告知)하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암은 유전·식습관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병이라 가족 중에 암 환자가 있으면 상대적으로 발병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특정 부위에 암 가족력이 있으면 일부 보험사는 해당 부위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기도 하니 유의해야 한다.

3. 원가 비교 후 결정을

암보험을 선택할 때 '가격'도 무시할 수는 없다. 암보험은 회사별로 가격 차가 심하게 나는 상품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7~9월까지 시판한 암보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순수보장형 주계약 보험료의 경우 남성은 연령별로 최저 21.4%에서 최고 61.9%까지, 여성도 최저 21.1%에서 최고 49.2%까지 차이가 났다. 보다 세밀하게 가격 비교를 해보고 싶다면 지난달부터 금융당국 지도로 보험사들이 발표하고 있는 '보험료 지수'를 기준으로 삼는 것도 괜찮다. 보험료 지수란 해당 상품의 보험료가 표준순보험료 대비 높거나 낮은 수준을 나타내는 것인데 지수가 높을수록 보험료가 비싸고 낮을수록 저렴하다.

소비자 입장에선 안방에서 클릭 한 번만 하면 비슷한 보험 상품이 회사별로 얼마나 비싸고 싼지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생명보험협회(www klia.or.kr)와 손해보험협회(www.knia.or.kr)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알아보면 된다(회원가입 필요없음, 무료). 인터넷 사용이 서툴러서 보험료 지수를 알아내기 어렵다면 보험 가입 전에 설계사에게 부탁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