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斥候兵

〈제5보〉(62~77)=하변에서 발화(發火)된 전투는 요원의 불길처럼 중앙으로 번지더니 좌변으로 옮아붙고 있다. 한 수, 한 수가 독립된 기능을 하지만 서로 연관돼 전국(全局)적으론 일개 '부속품'일 뿐이다. 흑▲의 붙임에 장고하던 스위에, 62로 중앙부터 움직인다. 참고1도 1로 늘어둔 뒤 3에 두어도 될 것 같지만 흑4 때 대책이 없다. 3으로 좌변을 보강하면 흑A로 중앙 백이 갇힌다.

결국 65까지 흑이 좌변의 주인이 됐다. 66은 봉쇄도 피하며 좌우를 살피는 척후병 같은 수. 그런 뒤 모처럼 한숨 돌려 67과 68로 각자 약점을 보강한다. 70의 붙임 때 71이 냉정했다. 기분대로 '가'로 받았다간 '라'까지 부호 순으로 흑이 난처해진다.

백도 72로 '가'의 젖힘은 과욕. 참고2도 8에 이르면 중앙 백에 대한 부담으로 운신이 어렵다(백5로 6은 빵때림 자체도 크고 수 싸움도 백이 안 된다). 74로 틀어막아 백이 선방한 모습. 스위에의 버티는 힘도 꽤 은근하다. 77로 끊어 격전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