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들, 평생 쌓은 능력 더 활용해야죠"

"요즘 능력 있는 퇴직자가 얼마나 많습니까. 왕성하게 활동할 나이에 집에 틀어박혀 있다면 그거야말로 사회적 낭비죠. 이들이 '코칭'을 통해 존재감을 되찾고 사회에도 기여하도록 하는 게 저희 일입니다."

사회적코칭개발원(www.socialcoach.kr) 강용수(61) 이사장은 '소셜코치양성과정' 제5기생을 모집 중이다. 소셜코치란 소외층에 진로·정서 상담을 해줘 자활을 돕는 활동이다. 지금까지 여기서 양성한 코치는 150명 정도인데, 절반이 퇴직자다. 이 가운데는 대기업이나 정부부처 퇴직자도 많아 중소기업과 대학생들에게 경영 혹은 진로상담도 해준다. 개발원을 만든 강 이사장 역시 SK텔레콤 기획실장과 SK IMT 대표이사 사장으로 일했었다.

"퇴임 후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과 정례 포럼을 열어 밥도 먹고 정보도 나눴습니다. 다들 뭔가 뜻있는 일을 하고 싶어했어요. 남는 시간을 등산이나 골프로 보낼 것이 아니라 우리 능력을 활용하자는 거죠. 지금까진 나 혹은 가족을 위해 살았으니 이젠 사회에 기여하자면서 함께 고민하다가 나온 아이디어가 '소셜 코칭'입니다."

수강생은 이론 20시간, 실습 40시간의 수업을 들어야 한다. 교육비는 10만~20만원으로, 아주 싼 편이다. 개발원 설립 취지 자체가 '사회 기여'이므로, 강사진 역시 자원봉사 차원에서 나온다. 양성된 코치들은 청소년·소자본창업가·다문화가정·장애인, 혹은 기업이나 대학에서 무료로 가르친다.

"코칭 개념이 도입된 건 10년쯤 됩니다. 라이프코칭, 비즈니스코칭, 학습코칭 등 다양하죠. 그런데 비싸요. 선택된 사람만 접할 수 있어요. 실제로 코칭을 통해 자신감을 갖고 더 많은 정보를 접해야 할 이들은 취약계층인데 말이죠. 이들을 타깃으로 한 '소셜코칭'은 우리가 만들어낸 개념이에요."

현장의 반응도 좋다고 했다. 최근 동국대가 소셜 코치들을 초청해 학생들 취업상담을 받게 했고 "현장감 있는 상담 덕에 학생들이 크게 도움받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소셜코치가 가장 필요한 대상은 청소년이라고 한다. "코칭의 핵심은 들어주기입니다. 문제 청소년들은 자기 얘기를 들어줄 누군가를 원해요. 처음에는 경계하다가도 코칭을 받으면 눈에 띄게들 좋아져요. 코칭은 '기술'이 아니라 나누려는 마음, 따뜻한 관심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