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 42년만에 일본 바둑 최다승 타이기록 달성

일본 바둑계 최다승 기록에 도전해 온 재일기사 조치훈 九단이 이 부문 타이기록에 도달, 새 기록 경신 초읽기에 돌입했다. 11일 벌어진 제59기 왕좌전 예선서 조치훈은 나카오노(中小野田智己) 九단을 눌러 생애 통산 1362승(729패3빅4무승부)을 기록했다.

조치훈에게 1승차로 앞서 있던 중국 출신 린하이펑(林海峰&8228;68) 九단은 같은 날 거행된 제50기 십단전 예선서 스즈키(鈴木伸二) 二단에게 패해 1362승(840패1빅2무승부)에 그대로 머물렀다. 두 기사 간의 최다승 싸움이 치열해질 것 같지만, 활동 빈도로 볼 때 조치훈이 사실상 린하이펑을 추월했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조치훈은 생애 통산 타이틀 수 부문에서 이미 수년 째 최고기록을 보유 중이다. 총 71회 우승으로 지난달 타계한 2위 사카다(坂田榮男·64회)보다 7회나 더 많다. 린하이펑의 통산 우승 횟수는 35회. 조치훈은 일본 7대 메이저타이틀을 모조리 획득하는 그랜드슬램도 세 차례나 달성하는 등 일본바둑계 각종기록을 독식하다시피 해왔다.

마지막 과제로 남아있던 최다승 기록까지 경신함으로써 조치훈은 20세기 중반 이후 세계바둑의 중심지였던 일본 바둑계 정복을 완벽하게 실현했다. 6살 때 도일 유학에 올라 68년 만 11세 나이로 프로기사가 된 조치훈이 최다승 고지를 점령하기까지 소요된 햇수는 42년. 린하이펑은 같은 승수를 쌓는 데 55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