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의 '손' 한국 온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75)가 강원도 화천군에 '핸드프린팅'을 제공했다. 화천군은 이 핸드프린팅을 화천읍 평화의 댐 근처에 있는 '세계 평화의 종 공원'에서 다음 달부터 전시할 예정이다.

작년 완공된 세계 평화의 종(鐘) 공원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포함한 역대 노벨 평화상 수상자 9명과 한승수 전 유엔총회 의장의 핸드프린팅이 전시돼 있다. 또 30개국으로부터 각종 분쟁 당시 사용된 탄피 및 종을 기증받아 만든 37.5t짜리 평화의 종이 있다.

정갑철 화천군수는 지난 7일 일본을 방문, 오사카에 체류 중인 달라이 라마를 만나 '평화의 종 공원'을 만든 취지를 설명했다. 달라이 라마는 바로 핸드프린팅 제공을 승낙했고, 그 자리에서 청동 손 조각 제작에 필요한 진흙 프린팅 작업에 흔쾌히 응했다.

달라이 라마는 "세계 평화는 실질적 방법과 이를 위한 용기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현실을 관조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고 개인의 평화는 가정의 평화, 사회의 평화, 세계의 평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달라이 라마와 정 군수의 면담은 동국대 경주캠퍼스 티벳장경연구소의 텐진 스님과 일본에 주재 중인 티베트 대표부의 라크파 초코 대표 등의 주선으로 이루어졌다. 이연숙 전 정무장관도 참석해 조각공원의 취지를 설명했다.

6·25전쟁 격전지의 하나인 화천은 평화의 댐에 '세계 평화의 종 공원'을 조성, 미하일 고르바초프(러시아), 리고베르타 멘추(과테말라), 데즈먼드 투투(남아공), 조제 하무스 오르타(동티모르) 등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악수하는 손' 조각을 전시하고 있다. 손 조각은 실물 크기의 수상자 동판 사진에 부착돼 있으며, 방문객들이 직접 악수하게 함으로써 세계 평화를 향한 염원을 확산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