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대학 역할, 더 커질 것"

"21세기는 과거 어느 때보다 여성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캐롤 크리스트(66) 미국 스미스대 총장은 "작게는 가족부터, 크게는 사회와 국가를 변화시킬 힘을 가진 여성을 인재로 키우는 일은 우리가 당면한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동문 및 유학생 학부모와의 모임을 위해 최근 방한한 그는 "여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여대 퇴조론'을 일축했다.

1871년 설립된 스미스대학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졸업한 웰슬리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 여대로 꼽힌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베티 프리던 같은 페미니스트와 낸시 레이건, 바버라 부시 등의 퍼스트레이디를 배출했다.

그는 여대의 위상이 추락했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여성 능력이 더 중요해진 지금 오히려 여대의 역할이 강조된다"며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큰 잠재력을 가진 여성에게 거는 기대 또한 높아졌다"고 했다. 뛰어난 여성을 사회가 요구하는 훌륭한 리더로 양성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여대가 갖는 강점에 대해선 "미국 자연과학계의 여성 인력 점유율은 12%에 그쳐 진출이 가장 미미한 분야지만 남녀공학 출신에 비하면 여대 출신 비율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여대 졸업생의 강한 추진력, 자기 확신, 그리고 리더십 덕"이라며 "여대 학생들은 주위의 여러 불합리나 문제에 부닥치면 (남성의 보조적 역할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주체가 되어 해결해 나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스미스가 추구하는 여성 지도자상(像)에 대해선 "어려운 문제에 부닥쳤을 때 각 분야 전문가를 모아 토의하면서 많은 사람이 전문성을 발휘하도록 도와 문제를 해결하도록 이끌어 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