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脈點의 허실

〈제6보〉(78~92)=스포츠 세계처럼 바둑 동네서도 '신인왕'은 출세의 보증수표다. 중국에선 창하오(常昊·3기) 후야오위(胡耀宇·6기) 구리(古力·8, 12기) 쿵제(孔杰·10기) 저우루이양(周睿羊·14, 15기) 등 내로라하는 간판급 스타들이 모두 신인왕 관문을 거쳤다. 스위에는 지난해 결승서 주위엔하오(朱元豪)를 2대0으로 따돌리고 제16기 중국 신인왕에 올랐다.

흑이 ▲로 끊어오자 백은 7분 만에 78로 뛴다. 날씬한 맥점. 그러나 의문수였다. 83까지 진행되고 보니 ▲로 끊어간 흑돌들이 늠름하게 대형을 갖춘 것. 참고1도보다 못 한 결과다. 노리던 84의 급소 일격 때 85도 현명했다. 참고2도 1, 3으로 버텼다간 백8까지의 반격을 받아 좌하 흑 전체가 위험해지기 때문.

결국 90까지 필연의 과정을 거쳐 91로 수습했다. 흑이 일방적으로 당한 것 같지만 '가'로 단수치는 안전장치가 마련돼 흑도 편해졌다. 상황 전개에 따라선 '나'로 단수친 뒤 좌상귀 맛을 노리는 즐거움도 남았다. 그런저런 초조감 때문이었을까, 백에서 중대한 실착이 떨어졌다. 92로 폐석화돼 있던 백 2점을 끌고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