臨政 비행장교 박희성, 73년 만에 조국 품에…

    입력 : 2010.11.16 03:04

    임시정부 비행장교로 16년간 활약했던 고(故) 박희성 선생 유해가 15일 미국에서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옮겨져 봉안되고 있다. /신현종기자 shin69@chosun.com
    대한민국 임시정부로부터 비행장교로 임명돼 활약했던 고(故) 박희성(1896~1937) 선생의 유해가 15일 국내로 봉환됐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에버그린 묘소에 묻힌 선생의 유해를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옮겼다. 김양 보훈처장, 유족, 광복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애국지사 4묘역에서 안장식을 가졌다. 안장식은 약력 소개, 추모사, 헌화·분향, 조총·묵념의 순으로 40여분간 진행됐다.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선생은 1921년 5월 임시정부 군무총장 노백린·김종림 등이 독립전쟁에 참전할 조종사를 양성하기 위해 미 캘리포니아주 윌로스에 설립한 비행사 양성소를 졸업했다. 두 달 뒤 임정 국무원회의에서 비행장교 참위(소위)로 임명돼 16년간 활동하다가 42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선생의 유해는 그동안 독립운동가로 인정을 받지 못해 LA의 민간인 공동묘지에 있다가 지난 8월 정부가 건국포장을 추서함에 따라 뒤늦게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김양 보훈처장은 "광복 65년이 지난 오늘에야 고인을 조국 땅에 모셔 죄송하다"며 "개인보다 민족의 안위를 걱정한 선생님의 희생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온 조카손자 박홍남(47)씨는 "작은할아버지 묘가 일본인의 묘 사이에 있어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이제 마음이 놓인다"며 "많은 사람이 할아버지의 나라 사랑 정신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국가보훈처가 파악한 국외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유해는 총 388위(位)이다. 이 가운데 박희성 선생을 포함해 122위가 국내 봉환돼 안장됐다. 나머지 266위 중 소재가 확인된 102위는 현지에서 묘소를 단장해 민족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158위는 산골(散骨)되었거나 후손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6위는 지속적 조사를 거쳐 국내 봉환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