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 바둑전문기자 전망] 한국… "페어 종목에 우승 향배 달려"

韓… 한국대표 10명은 총 5단계에 걸쳐 20여국(局)을 치르는 혹독한 선발전을 통과한 기사들이다. 7월 26일 대표팀 결단식 이후 선수촌을 포함해 여러 곳을 옮겨다니며 훈련해 왔다. 이번 대회서 금 2개 이상을 획득, 종합우승을 거두는 게 한국의 목표다. 양재호 감독은 "한국과 중국이 남녀 단체전서 1대1을 이룰 경우 페어 종목이 최종 승부처가 되는 셈"이라고 전망한다.

한국 남자선수 중 이세돌은 중국 일인자 쿵제(孔杰)에 상대적으로 강한 전적(14승 4패)을 지녀 이 둘이 마주치게 되기를 양재호 감독은 희망한다. 이창호도 최근 결혼을 계기로 슬럼프 탈피가 기대된다. 잉씨배 타이틀 보유자 최철한은 항상 꾸준하고 여유가 넘친다. 날카로운 감각의 강동윤은 요즘 컨디션도 좋다. 신예 박정환은 막강한 전투력으로 중국 대표들에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고, 현역 군인인 조한승의 부드러운 공격력도 믿음직하다.

여자 선수 중 조혜연은 다니던 대학(고려대)을 휴학하고 훈련에 매진하면서 더욱 강해졌다. 맏언니인 이민진은 강하게 버티는 저력이 뛰어나다. 김윤영(21) 이슬아(19) 두 신예는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상비군 훈련을 통해 크게 성장했다. 페어 팀에 대해 양재호 감독은 최철한-김윤영 조는 안정감이, 박정환-이슬아 조는 파괴력이 앞선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페어 종목은 일본·대만·북한의 전력도 강해 우승팀을 점치기 쉽지 않다.

"바둑계 구성원들이 이처럼 혼연일체가 돼 노력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고 많은 사람이 말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1년 가까이 개인생활을 희생하며 준비해 왔고, 대표가 아닌 정상급 고수들은 다투어 연습 상대 역할을 자청했다. 이제 그 결실을 수확하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