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시장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리)를 연 2.25%에서 연 2.50%로 0.25%포인트 올린 것과 관련, 내년 2 ~3월쯤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1월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책금리 수준은 여전히 낮은 수준(완화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경기호조에 따른 물가상승) 등 여러 가지를 보면 현재의 정책금리(기준금리) 수준은 금융완화 기조에 가깝다"고 말했다. 금융완화(金融緩和)란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자금조달이 쉬워지도록 하는 금융정책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행은 금융완화 기조를 계속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날 김 총재가 "아직도 금리 수준이 완화적"이라고 말한 것은, 이번 금리인상을 계기로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적'에서 점차 '긴축적' 방향으로 옮겨갈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통화위원회도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금융완화 기조하에서'라는 문구를 20개월 만에 뺐다.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이 오는 12월에 곧바로 금리를 추가인상하겠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통상 자금 수요가 많은 12월에는 금리인상을 자제해왔다. 최근 10년 동안 한국은행이 12월에 금리를 인상한 것은 2005년 한 차례뿐이었다. 김 총재 역시 "금융완화 기조 문구가 빠진 것을 놓고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고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2~3월쯤으로 보고 있다. 임지원 JP모간체이스 본부장은 "경기회복세가 점차적으로 둔화되는 흐름이어서 연속적인 금리인상은 힘들 것"이라며 "앞으로 금리 인상은 몇달씩 시차를 두고 단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 상무는 "하지만 물가불안이 심화될 경우 내년 1월에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