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四面楚歌

〈제9보〉(115~130)=최철한은 두 살 위의 이세돌과 동문 수학한 사이. 둘의 옛 스승인 권갑룡 八단은 이렇게 회상한다. "원생 리그에서 둘이 언제나 1, 2위였다. 열 판을 두면 철한이가 2~3승꼴로 이겼다. 어린 나이에도 항상 서로 견제했다. 복기할 때 보면 세돌이가 철한이의 기를 꺾으려고 매섭게 대하곤 했다. 둘은 서로 다른 유형의 천재다. 세돌이는 번뜩이는 수읽기가, 철한이는 흡수력과 복원력이 발군이었다."

백이 △로 붙여간 장면. 참고1도 4까지를 기대하고 있다(백2가 오면 축이 성립되지 않으므로 3의 보강이 필수다). 116으론 참고2도 1에 두는 편이 덜 시달렸을 것이다. 117 이하 정확한 수순을 거쳐 125로 요석(要石) 2점이 잡혀선 백이 뭘 했는지 모르게 됐다.

122로 참고3도 1 이하 9까지 수상전을 꾀하는 것은 흑10까지 쌍방 다섯 수에 흑선으로 백이 한 수 부족이다. 130까지 필사적인 중앙 백 대마 수습작전. 하지만 중앙 대마만 타개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좌상귀도 붕괴 직전이고, 우중앙 쪽 백 대마는 당장 흑에 '가'만 얻어맞아도 난감해 보인다. 백으로선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