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파격' 아반떼·'무난' 코롤라, 맞대결 시작됐다

현대차 아반떼와 도요타 코롤라의 신형 모델이 미국 시장에서 하루 차이로 공개되며 전 세계 준중형시장에서의 격전을 예고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라는 부동의 입지를 가진 코롤라에 상품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 아반떼가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다. 이들 두 동급 차종은 내년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한국, 유럽 등지에서 번번이 맞부딪힐 전망이다.

◆'부동의 1위' 코롤라 對 '도전자' 아반떼

아반떼와 코롤라 두 차종은 17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에서 개막한 LA국제오토쇼에서 하루를 사이에 두고 공개됐다.

도요타는 개막 첫날인 17일 외관을 일신하고 상품성을 개선하는 등 부분 변경이 이루어진 2011년형 코롤라를 공개했다. 현대차는 이튿날인 18일 신형 아반떼의 미국형(엘란트라·프로젝트명 UD)으로 대응에 나선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를 출시하며 미국 내 판매 목표로 작년보다 70% 이상 높인 연 17만대라는 공격적인 전망치를 내세웠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신형 아반떼의 생산을 시작, 내년 1월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도요타는 2011년형 코롤라를 12월부터 미국에서 판매한다. 코롤라는 1966년 최초 모델이 출시된 이후 전 세계에서 40여년간 3000만대 이상 팔린 부동의 베스트셀러다. 두 차종 기존 모델의 올해 10월까지의 판매량은 아반떼 9만7197대, 코롤라 22만7822대이다.

내년부터 시작될 국내에서의 경쟁도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8월 국내 출시된 신형 아반떼는 10월까지 3개월 연속 승용차 판매 순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형 코롤라는 내년 3월 한국에 출시되며 가격대는 아반떼보다 약 800만~1000만원 비싼 2500만~2900만원 사이가 될 전망이다.

◆코롤라는 인지도, 아반떼는 성능…배기량 동급이지만 성향은 달라

같은 등급에서 경쟁하지만 두 차종의 성격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현대차는 미국 디자인센터를 통해 파격적인 디자인을 아반떼에 적용했다. 코롤라의 2011년형은 기존 모델에 비해 외관상 변화가 크지 않다.

동력계통의 제원 수치를 살펴보면 아반떼는 고성능, 코롤라는 무난함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형 아반떼에는 한국 내 판매 모델에 장착된 1.6L(리터)급 휘발유 직분사식(GDI) 엔진 대신 최대 출력 150마력의 1.8L급 신형 누우(NU) 엔진을 장착했다. 코롤라나 혼다 시빅 등 미국 내 경쟁 차종의 배기량과 동등한 수준으로 맞추기 위한 것이다. 코롤라는 동급 1.8L 엔진으로 132마력의 최대 출력을 낸다. 변속기도 아반떼는 6단, 코롤라는 4단을 사용한다. 코롤라의 경우 동력계통 자체는 2009년형에 사용된 엔진과 변속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수치상에서 뒤진다.

편의사양은 아반떼가 주차조향보조시스템을 장착하는 등 좀 더 다양하다. 아반떼는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 차체의 제동과 조향기능을 통합 제어해 안전성을 높여주는 샤시통합제어시스템(VSM) 등 기존 모델 대비 대폭 개선한 안전사양을 내세우고 있다. 코롤라에는 도요타의 통합 안전장비 시스템인 스타 세이프티 시스템(STAR Safety System)이 장착됐다. 에어백 개수는 두 차종이 각각 6개씩으로 동일하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팀장은 "코롤라는 미국에서 40여년간 같은 이름으로 판매되며 구축한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가, 아반떼는 준중형급 차종의 미국 내 주요 소비자인 20대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는 파격적인 디자인과 성능이 강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