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학자금 대출' 갚기 힘들어…

 

전문가들은 "든든학자금은 대출받은 이후 어느 시점에서든 중도상환 수수료 없이 원금과 이자를 갚을 수 있으므로 직장을 얻기 전이라도 소득이 발생하면 그때그때 갚아야 복리 이자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상환이 시작된 이후에도 여건에 따라 의무상환액 이상을 갚는 것이 낫다. 든든학자금은 4인가구 최저생계비(연간 약 1592만원·2009년)를 넘어서는 소득이 발생할 경우 초과액의 20%가량을 의무 상환하도록 돼 있다.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연소득이 2500만원이면 연간 154만원가량을 의무 상환해야 하는데, 여건이 허락한다면 이보다 많이 갚는 것이 이자 부담을 더는 데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충고했다. 각 지자체나 지역 장학재단 등에서 운영 중인 저리(低利) 장학금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연 5% 이하의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면 든든학자금보다 유리하다.

이달 초 중소기업에 취업한 대학 졸업생 A(24)씨는 곧 첫 월급을 받지만 고민에 빠졌다. 대학 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총 2100만원의 학자금 대출을 받았는데, 매달 갚아야 할 이자만 10만원가량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20년 넘게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A씨는 "월급이 150만원밖에 안되는데, 대출 상환 부담 때문에 예금이나 펀드 가입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결혼하고 내집을 마련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정부가 대학생들이 신용불량자(채무불이행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올 상반기부터 시행 중인 '든든학자금(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ICL)' 제도에 대해 "이자 부담이 크다"고 호소하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든든학자금은 재학 기간 중에 등록금 필요액을 대출해 주고, 나중에 취업해 소득이 발생한 시점부터 최장 25년에 걸쳐 나눠 갚도록 한 학자금 대출 제도다. 올 2학기 기준 든든학자금 대출자는 총 11만7168명(총 4038억원)으로 1학기(11만4722명)에 비해 증가했다.

그러나 든든학자금 상환은 쉽지 않다. 장기간에 걸쳐 나눠 갚는 특성상 원리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특히 상환이 시작되는 시점부터는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 방식으로 대출금이 늘어난다.

예컨대 매 학기당 400만원씩 3200만원(8학기)을 대출받은 경우를 보자. 이 학생이 대출 시점으로부터 8년째에 초봉 2000만원의 직장을 얻으면 이자율 연 5.2%, 연봉 인상률 5.0%를 적용할 경우 24년간 8675만원을 상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