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LH(토지주택공사) '갸우뚱'
입력 : 2010.11.18 03:06
두달만에 또 ABS 발행 당장 급한 불 껐지만
LH 부실 커질 경우 위험 파생화될 수도
자금난(難)에 시달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부채 해결을 위해 토지수익연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 지난 9월 30일 ABS 1조1000억원 발행에 성공한 이후 2개월 만인 오는 30일 1조원의 ABS를 추가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ABS는 발행하자마자 바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때문에 은행 등에서 당장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기업이 ABS를 자주 활용한다.
그러나 과거에는 ABS가 매출로 인정됐지만, 최근에는 회계기준이 엄격해져 부채로 잡힌다. 또 이 상품을 산 증권사들이 위험을 피하기 위해 또 다른 파생상품으로 만들어 팔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LH, 현금 손에 넣었지만 부채비율은 더 증가
LH는 지난 8월 말 11년 만에 처음으로 2조6000억원의 토지수익연계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10년 만에 ABS를 2조1000억원 추가발행했다. 합치면 올해에만 4조7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LH 사상 최대 규모의 유동성(流動性·자금흐름) 수혈이다.
120조원에 달하는 빚더미에 앉은 LH는 당장 거액의 현금을 손에 쥐게 돼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회계장부에서 부채비율이 더 높아지게 됐다. LH는 10년 전에 발행한 ABS는 매출로 분류했지만 지난 3분기부터 발행한 ABS는 회계장부에 일종의 부채로 계상하고 있다. 결국 3분기와 4분기 회계장부에 이번에 발행된 ABS가 채무로 잡혀 4조7000억원의 빚이 더 늘어나게 된 셈이다.
김상엽 LH공사 자금단장은 "과거에는 ABS가 매출로 인식이 됐지만, 금감원의 지적으로 현재는 ABS를 선수금(先受金) 형식의 부채로 계상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LH는 16일 현재 부채가 122조원에 달해 부채비율이 546%에 달한다. 부채비율이 500%를 넘는다는 것은 100원의 유동성이 있는데, 갚아야 할 돈은 500원이 넘는다는 의미다. ABS를 전문으로 하는 한 회계사는 "부채가 많은 기업이 ABS를 발행하게 되면 부채비율이 더 늘어나게 되고 이는 재정건전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부채가 많은 기업일수록 ABS 발행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과거에는 ABS가 매출로 인정됐지만, 최근에는 회계기준이 엄격해져 부채로 잡힌다. 또 이 상품을 산 증권사들이 위험을 피하기 위해 또 다른 파생상품으로 만들어 팔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LH, 현금 손에 넣었지만 부채비율은 더 증가
LH는 지난 8월 말 11년 만에 처음으로 2조6000억원의 토지수익연계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10년 만에 ABS를 2조1000억원 추가발행했다. 합치면 올해에만 4조7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LH 사상 최대 규모의 유동성(流動性·자금흐름) 수혈이다.
120조원에 달하는 빚더미에 앉은 LH는 당장 거액의 현금을 손에 쥐게 돼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회계장부에서 부채비율이 더 높아지게 됐다. LH는 10년 전에 발행한 ABS는 매출로 분류했지만 지난 3분기부터 발행한 ABS는 회계장부에 일종의 부채로 계상하고 있다. 결국 3분기와 4분기 회계장부에 이번에 발행된 ABS가 채무로 잡혀 4조7000억원의 빚이 더 늘어나게 된 셈이다.
김상엽 LH공사 자금단장은 "과거에는 ABS가 매출로 인식이 됐지만, 금감원의 지적으로 현재는 ABS를 선수금(先受金) 형식의 부채로 계상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LH는 16일 현재 부채가 122조원에 달해 부채비율이 546%에 달한다. 부채비율이 500%를 넘는다는 것은 100원의 유동성이 있는데, 갚아야 할 돈은 500원이 넘는다는 의미다. ABS를 전문으로 하는 한 회계사는 "부채가 많은 기업이 ABS를 발행하게 되면 부채비율이 더 늘어나게 되고 이는 재정건전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부채가 많은 기업일수록 ABS 발행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LH 부실 확대시 파생화 우려
대규모 ABS 등의 발행은 앞으로 LH의 부실이 더욱 커질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ABS나 토지수익연계채권을 산 금융투자회사들이 또 다른 파생상품을 무리하게 만들어 팔 경우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얼마 전 LH공사의 신용과 연계된 400억원 규모의 파생결합증권(DLS)을 공모(公募)로 발행하기로 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이 DLS는 우리투자증권이 LH공사로부터 사들인 토지보상채권과 토지수익연계채권 등의 신용위험을 단기적으로 헤지(위험분산)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다. LH가 파산하거나 지급불이행 채무조정 등의 신용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면 개인 투자자들에게 연 3.4%를 지급하는 구조다.
하지만 이를 알게 된 LH가 협의도 없이 이런 상품을 만들어낸 우리투자증권에 항의를 하면서, 결국 발행이 급하게 취소됐다. 그러나 이미 우리투자증권은 이런 구조의 DLS 200억원을 공모로 전액 발행한 상태다. 작년부터 도입된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은 이런 파생상품을 마음대로 만들어 팔 수 있다. LH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ABS나 채권 등이 어떻게 파생되고 부풀려질지는 LH조차도 알기 힘든 상황이다.
한 증권사 유동화구조팀 관계자는 "토지수익연계채권은 상품특성상 얼마든지 다른 파생상품으로 만들어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나라는 ABS 부실에 상처를 입은 적이 있다. 지난 2003년에 국내 신용카드사는 고객들이 결제한 신용대출 채권을 토대로 ABS를 발행해, 여기서 마련한 돈을 현금서비스 등으로 대출해 줬는데 갑자기 대출 상환이 연체되면서 ABS 부실이 발생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부실에 ABS발행사는 물론이고 이를 보증하고 판매했던 증권사들 역시 고객들의 환매요청에 도산 위기에 처하게 됐다. 당시 금융당국은 10조원의 긴급자금을 수혈해 부실화한 ABS를 대신 사주는 것으로 증권사 도산위기를 막았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H의 ABS와 채권은 AAA 등급의 선순위채권인 만큼 부실우려는 낮다"면서도 "하지만 LH의 부실이 커지고 정부가 더이상 도와줄 수 없는 상황까지 간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LH공사 측은 "토지수익연계채권과 ABS 등이 부채로 분류되고 파생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는 대규모로 자금조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부채가 어느정도 해결된다면 ABS 발행을 자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ABS(Asset-Backed Securities)
기업의 부동산 등 자산을 담보로 발행된 채권. 은행 대출을 받기가 어려운 기업 입장에서는 ABS를 발행하면 자금을 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다.
☞ 토지수익연계채권
특정 토지와 연계해 그 토지의 가격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수익증권 형식의 채권. 토지 가격이 오르면 투자자들은 일정기간 후에 이자를 더 받을 수 있다.
대규모 ABS 등의 발행은 앞으로 LH의 부실이 더욱 커질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ABS나 토지수익연계채권을 산 금융투자회사들이 또 다른 파생상품을 무리하게 만들어 팔 경우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얼마 전 LH공사의 신용과 연계된 400억원 규모의 파생결합증권(DLS)을 공모(公募)로 발행하기로 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이 DLS는 우리투자증권이 LH공사로부터 사들인 토지보상채권과 토지수익연계채권 등의 신용위험을 단기적으로 헤지(위험분산)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다. LH가 파산하거나 지급불이행 채무조정 등의 신용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면 개인 투자자들에게 연 3.4%를 지급하는 구조다.
하지만 이를 알게 된 LH가 협의도 없이 이런 상품을 만들어낸 우리투자증권에 항의를 하면서, 결국 발행이 급하게 취소됐다. 그러나 이미 우리투자증권은 이런 구조의 DLS 200억원을 공모로 전액 발행한 상태다. 작년부터 도입된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은 이런 파생상품을 마음대로 만들어 팔 수 있다. LH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ABS나 채권 등이 어떻게 파생되고 부풀려질지는 LH조차도 알기 힘든 상황이다.
한 증권사 유동화구조팀 관계자는 "토지수익연계채권은 상품특성상 얼마든지 다른 파생상품으로 만들어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나라는 ABS 부실에 상처를 입은 적이 있다. 지난 2003년에 국내 신용카드사는 고객들이 결제한 신용대출 채권을 토대로 ABS를 발행해, 여기서 마련한 돈을 현금서비스 등으로 대출해 줬는데 갑자기 대출 상환이 연체되면서 ABS 부실이 발생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부실에 ABS발행사는 물론이고 이를 보증하고 판매했던 증권사들 역시 고객들의 환매요청에 도산 위기에 처하게 됐다. 당시 금융당국은 10조원의 긴급자금을 수혈해 부실화한 ABS를 대신 사주는 것으로 증권사 도산위기를 막았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H의 ABS와 채권은 AAA 등급의 선순위채권인 만큼 부실우려는 낮다"면서도 "하지만 LH의 부실이 커지고 정부가 더이상 도와줄 수 없는 상황까지 간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LH공사 측은 "토지수익연계채권과 ABS 등이 부채로 분류되고 파생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는 대규모로 자금조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부채가 어느정도 해결된다면 ABS 발행을 자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ABS(Asset-Backed Securities)
기업의 부동산 등 자산을 담보로 발행된 채권. 은행 대출을 받기가 어려운 기업 입장에서는 ABS를 발행하면 자금을 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다.
☞ 토지수익연계채권
특정 토지와 연계해 그 토지의 가격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수익증권 형식의 채권. 토지 가격이 오르면 투자자들은 일정기간 후에 이자를 더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