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FTA 러브콜… 핀란드 통상장관 온다

"한국에 '깡다구' 정신이 있다면, 핀란드엔 '시수(Sisu)'라는 불굴의 정신이 있습니다. 두 나라가 덩치는 작아도 강인한 정신력 덕에, 전 지구적 경제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봅니다."

오는 20일 사흘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 바위뤼넨(64) 핀란드 통상개발장관은 유럽에서 '한·EU FTA 전도사'로 통한다. EU 국가 통상장관 중 FTA 체결에 가장 적극적인 사람의 하나로, 정식 서명 이전부터 한-EU FTA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한국과 핀란드는 수출 패턴이 다릅니다. 그러니 FTA가 큰 힘을 발휘할 겁니다."

그의 이번 방한은 G20 회의가 끝난 지 열흘도 되지 않는 시점에서 펼치는 '기동(機動) 외교'다. 장관이 직접 나서서 FTA로 확대된 한국과의 경협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핀란드 유명 기업의 임원진 16명도 동행한다.

바위뤼넨 장관은 "핀란드 통상장관이 한국에 간 지 10년도 넘었다"며 "참 애석한 일"이라고 했다. "한국은 소비재가 강한 반면 자본재는 우리가 강하죠. 두 나라 기업들이 제휴나 분업을 통해 서로 국제 경쟁력이 키울 수 있을 겁니다."

핀란드가 한·EU FTA 이후 한국과의 경협을 중시하는 것은 최근 몇 년 급격히 줄어든 무역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다. 핀란드는 지난해까지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보였을 정도로 금융위기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바위뤼넨 장관은 "우리 경제가 잘 나갈 때는 국내총생산 중 절반이 수출이었는데 경제위기 이후 무역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우파 중도당 소속인 바위뤼넨 장관은 대선에 2차례 출마했던 중량급 정치인이다. 처음 출마한 1988년 대선에선 1위를 지키다가 막판에 역전당했다. 29살 때 교육부 장관이 되기도 했던 그는 각 부처 장관 재직 기간만 총 5781일에 달한다. 15년이 넘는다. 핀란드 사상 두 번째로 오랜 기간 각료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