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꽁초·쓰레기 없는 학교 만든 선생님 "체벌요? 가슴으로 다가섰어요"

"안 된다, 안 된다 하면 진짜로 안 됩니다. 말과 머리로 하지 말고, 가슴으로 다가서면 학생들은 반드시 따라옵니다."

충북 충주의 인문계 사립인 대원고는 학교폭력, 담배꽁초, 쓰레기가 없는 '3무(無) 학교'로 불린다. 주역은 2005년부터 학생부장을 맡은 이승우(52) 교사였다. 대교문화재단은 이 교사를 올해의 '눈높이교육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대원고는 1073명 전교생이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일부 초등학생까지 담배를 피우는 현실에서 믿기 어려운 얘기다. 해법은 6년 전에 이승우 교사가 시작한 '1004(천사) 지킴이' 운동이다. 학생들이 신원을 숨기고 발신번호를 1004로 통일해 교내 흡연·폭력 등을 이 교사에게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3학년 2반 ○○○담배 핀 것 같아요. 끊게 도와주세요', '1학년 8반 잡상인 출현', '본관 2층 계단에서 폭행 조짐'…. 처음에는 고자질이나 부추긴다는 불평도 나왔지만 학생들과 여러 교사의 동참으로 이젠 자리를 잡았다. 제보를 받은 이 교사는 꾸지람이나 체벌보다는 상담·설득·칭찬을 통해 바로잡아 준다.

대원고는 이후 자연스럽게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지방 중소도시 고교인데도 서울대 입학생을 여럿 배출하는 등 성적이 크게 올랐다. 이후 전국 각 고교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이 교사는 대통령표창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았고, 전국 교육청과 대학의 초청을 받아 특강도 자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