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시중금리는 좀처럼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은행들은 선뜻 예금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18일 현재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주요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기준금리와 연동되는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가 0.14%포인트 인상됨에 따라 CD와 연동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를 반영해 즉각 인상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이달 초에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한 데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중금리가 오히려 하락해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예금 금리와 대체재 관계에 있는 은행채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이후 오히려 하락하고 있어 당장 예금금리를 올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은행채를 발행하거나, 고객 예금을 유치해야 하는데 은행채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이어서 예금금리를 올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고시된 은행채 금리는 지난 15일 3.31%였지만 다음날 기준금리가 인상되자 3.21%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이 발표한 6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돈을 찍어 시중에 자금을 푸는 것)를 비롯해 국내외 금융 상황이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보다는 경기 회복 쪽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금리가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강우신 IBK기업은행 강남PB센터장은 "최근 3개월짜리 정기예금과 1년짜리 정기예금의 금리 차가 1%포인트 이상 벌어진 상황"이라며 "정기예금은 1년 만기 위주로 가입하고, 반대로 주택담보대출자는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 상품에 무게중심을 두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예금 가입을 원한다면 저축은행 상품을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은 올 연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예금을 재유치하기 위해 고금리 특판예금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