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高 연극반 선후배, 한무대에

"동문들이 20년 동안 해마다 연극을 올려왔으니 뜻깊은 일입니다."(신구)

"여기서 연극 하면 술값 낼 일이 없어 좋아요."(유태웅)

 

경기고 연극반 출신인 신구·임진택·최용민·정한용·이근희·김승환·유태웅 등 낯익은 배우들이 다시 뭉친다. 극단 화동연우회 창단 20주년 기념으로 올리는 연극 '페리클레스'(12월 4~12일, 대학로예술극장)에서다. 19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52회인 신구부터 2003년 졸업한 100회까지 20여명이 모여 화기애애했다.

1991년 경기고 출신들이 만든 화동연우회는 '민중의 적' '캔터베리 이야기' 등 국내 초연작만을 공연해 왔다. 셰익스피어의 후기작인 '페리클레스'도 이번에 한국에 처음 소개된다. 연출을 맡은 김광림(66회)은 "주인공 페리클레스의 인생에 예기치 못했던 풍랑이 자꾸만 덮치지만 이겨내고 해피엔딩을 향해 가는 이야기"라면서 "판소리와 국악 연주를 넣을 것"이라고 했다. 소리꾼 임진택(65회)은 "동문 중에 나 같은 판소리 변종이 있어 가능했다"며 웃었다.

신구는 "경기고 연극반에서 터득한 게 내 배우 인생의 기초가 됐다. 화동연우회 후배들과의 공연은 자극이 되고 즐겁다"고 말했다. 최용민(68회)은 "배우들이 형제처럼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연습한다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1990년대 후반 '세풍(稅風) 사건'에 연루돼 공직생활을 마감한 이석희(61회) 전 국세청 차장도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