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끝난 혼성페어 종목 예선의 '타임아웃' 규정과 '심판 개입'을 둘러싸고 여진(餘震)이 계속되고 있다. 20일 열렸던 한국 박정환·이슬아 조와 중국 류싱·탕이 조 대국이 문제의 한 판. '타임아웃'제란 어느 한 쪽이 제한시간(45분)을 다 쓸 경우 형세가 아무리 유리해도 실격패하는 제도로, 한국 페어팀들은 지난 몇 달 동안 시간 안배훈련에 크게 주력해 왔다.
박·이 조가 종반 불리한 상황에서 역전에 안간 힘을 쓰고 있을 때 중국인 심판장이 돌연 대국을 중지시키고 중국의 '판정승'을 선언했다. 타임아웃제에서 경기 도중 심판이 승패를 선언한다는 건 상식과 크게 어긋난다. 중요한 것은 당시 남은 시간이 박정환 조가 5분, 류싱 조는 불과 1분 남짓이었다는 점.
한국 측의 공식 항의에 심판진은 "비정상적 시간 연장책을 계속할 경우 심판이 판정할 수 있다"는 규정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과거 중국 측이 한국 임원에게 구두로 이 규정을 설명할 때 조선족 통역이 '비정상적'이란 대목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하지만 '비정상적'이란 표현은 너무도 모호하다. 아시안게임 바둑규정집엔 이와 관련한 구체적 설명이 전혀 없다. 한·중 대결에 중국인 심판이 개입해 판정한 것도 개운치 않다. 양재호 감독은 "중국은 미리 공문으로 보내줘야 할 계시기(計時機) 사용규칙 등 주요 세부 룰도 대회개막 하루 전 현지에서 공표해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경기 공정성을 높이는 노력이 바둑의 최대 과제로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