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아일랜드 구제금융' 세계증시 상승세로

아일랜드가 유럽연합(EU)과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공식 신청했다는 소식에 22일 아시아 증시가 대부분 상승했다. 한국 코스피지수가 3.38포인트(0.17%) 상승한 1944.34로 마감한 것을 비롯, 일본·대만·인도·태국 증시가 각각 1% 가까이 올랐다. 22일 오전 현재(현지시각)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증시도 일제히 상승세로 출발했다. 아일랜드발 금융위기로 세계 증시에 드리워졌던 먹구름이 일단 걷히는 분위기다.

국내외 증시 전문가들은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수용으로 'G3(미국·중국·유럽)'의 한 축인 유럽의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투자회사인 IG인덱스의 윌 헤든(Hedden) 트레이더는 "기대했던 대로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받아들인 것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동안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완강히 거부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약세를 보여 왔다. 올 상반기 그리스에서 시작된 PIGS(포르투갈·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등 재정난에 빠진 유럽국가들)발 재정위기가 글로벌 증시를 강타한 경험 때문이다. 그러나 아일랜드가 결국 구제금융 수용을 시사한 지난 18일 이후부터 미국·유럽·아시아 등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반등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PIGS발 위기가 완전히 진화(鎭火)됐다고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진단하고 있다. IBK투자증권 윤창용 연구원은 "구제금융 예상규모가 1000억 유로 정도인 데 비해 아일랜드 은행의 부채는 5000억 유로를 넘기 때문에 과도한 부채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엔 포르투갈도 그리스와 아일랜드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아일랜드발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국 달러화 강세는 주춤해졌다. 22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7.9원 내린 1125.7원을 기록했고(원화가치 상승), 지난주 한때 79.21까지 올랐던 달러 인덱스(세계 6개국 통화에 대한 미 달러화의 가치)는 78.504로 떨어졌다.

KTB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아일랜드로 인해 주식시장에 다시 부각됐던 유럽발 재정위기 리스크(위험)는 안정을 찾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럽 리스크는 반복될 수 있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