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최모(43)씨는 최근 은행에서 "장기주택마련저축이 다음 달 만기인데 어떻게 하시겠어요"란 전화를 받았다. 지난 2003년 직장 동료의 추천으로 가입했던 장기주택마련저축(이하 장마저축)의 7년 만기가 돌아온 것이다. 최씨는 "은행 직원은 만기가 됐으니 무조건 돈을 빼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요즘 최씨처럼 만기가 돌아온 장마저축을 어떻게 관리할지를 고민하는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
장마저축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절세형 금융상품으로 7년 이상만 유지하면 소득공제와 비과세라는 두 가지 혜택을 한꺼번에 챙길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장마저축은 지난 2003년에 7년 만기 상품으로 엄청나게 팔렸다. 나중에 2006년으로 가입 기간이 연장되긴 했지만 원래는 정부가 2003년까지만 판매를 허용할 예정이어서 그해 연말에 부랴부랴 막차 타듯 올라탄 근로자들이 많았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올 연말이나 내년에 장마저축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라면 무조건 해약하진 말고 만기 연장이 가능한지를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세제 개편에 따라 올해 장마저축에 새로 가입하게 되면 비과세 혜택은 가능하지만 소득공제 혜택은 누릴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즉 기존에 가입했던 상품을 재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얘기다.
장마저축은 지난해까지 가입한 근로자에 한해 2012년 말까지 연 30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총급여 8800만원 이하 근로자에 한함) 혜택을 준다.
다만 은행·상품별로 만기 연장 여부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거래 은행에 직접 확인해야 한다. 예컨대 농협·우리은행 등은 만기 전에 은행에 찾아가면 최장 3년까지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하나은행·수협 등은 만기 연장이 불가능하다. 구현수 신한은행 과장은 "만기가 끝나도 장마저축을 보유할 순 있지만 이자가 연 1~2% 안팎으로 낮아지고 추가 불입도 안 돼 불리하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은 만기가 돌아온 장마저축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신상품이나 특판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비과세 복리적금'은 무주택 가구주 등 장마저축 요건을 충족하는 고객이 가입할 경우 7년 동안 복리와 비과세 혜택을 준다. 수협은행이 지난 15일 출시한 '사랑해(海) 예금'도 장마저축 만기가 돌아온 고객이 가입할 경우 금리를 0.2%포인트 더 얹어 1년 만기에 연 4% 금리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