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청춘이 걸어온 길… 신성일 삶 연기합니다"

학생들은 지난 3개월 동안 하루 8시간 넘게 연습에 매달렸다. 신성일이 쓴 책과 자료, 신문기사 등을 모아 영화인생 50년을 더듬었고, 극에 쓰일 노래만 20여곡을 개사·편곡했다.

연출 하선미(20)씨는 "뛰어나진 않겠지만 학생들의 땀으로 만든 작품이니 선생님이 직접 오셔서 보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8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특별상∼ 신·성·일∼"

"제 인생에는 아내가 두 사람이 있습니다. 평생을 제 곁에 있어준 엄앵란씨, 그리고 99편의 영화에 함께 출연한 영화 속 애인 윤정희씨, 이 두 분께 이 상을 바칩니다."

중절모에 백발 분장을 한 이민재(20·신성일 분)씨가 시상식 단상에 오르자 녹음된 박수 소리가 쏟아졌다. 이어 고등학생 시절 신성일의 집에 사채업자들이 들이닥치고, 그가 상경해 호떡장사를 하고, 첫 오디션을 보고, 영화사에서 궂은 일 하는 장면들이 빠르게 전개된다.

지난 24일 오후 경북 경산시 대경대의 뮤지컬과 실습실. 학생 50여명이 깃 넓은 옷에 판탈롱을 입고 영화배우 신성일(72)의 삶을 다시 그려내고 있었다. 이들이 만든 창작뮤지컬 '신성일, 맨발의 청춘'이다.

다음 달 2~3일 캠퍼스 대공연장 무대에 올려질 이 작품은 대본·연출·가사·안무 등 모든 것을 학생들이 만들었다. 1학년 장미(20)씨는 "대구의 대표 배우인 신 선생님이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궁금해서 시작했다"면서 "뮤지컬 전공으로서 '배우의 삶'을 재조명하는 과정이 의미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