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의 영웅' 그를 기억하자

인천상륙작전 성공에 결정적 공헌을 한 고(故) 임병래(任炳來·1922~1950) 해군 중위 동상 제막식이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렸다.

이날 제막식에는 김동건 해군사관후보생(OCS) 중앙회장, 박상은(OCS 52기)·박진(〃 71기) 한나라당 의원, 원태호 해군사관학교장, 함명수씨를 비롯한 역대 해군 참모총장 등 주요 인사와 해군 예비역 장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동건 중앙회장은 "해군 사관후보생 중앙회가 인천상륙작전 60주년을 맞아 임 중위의 애국정신과 영웅적인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해군 예비역 300여명의 성금 1억5000만원을 모아 건립했다"고 말했다. 동상은 높이 2.7m의 브론즈 입상으로, 권총을 찬 채 왼손에 쌍안경을 들고 있는 형상으로 제작됐다.

임 중위는 1922년 평남 용강에서 태어나 평양 숭인상고를 졸업, 1950년 4월 해군사관후보생 9기로 임관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미 해군 첩보수집 특공대 조장으로 자원, 8월부터 영흥도에 작전기지를 두고 서울·인천·수원 등지에서 인천상륙작전을 위한 첩보 수집활동을 벌였다.

임 중위의 특수공작대는 인천 지역에 배치된 적의 위치와 병력규모, 경계상태, 해군포 및 기뢰부설 위치도 등 상륙작전에 필요한 상세 첩보를 수집, 해군본부와 미 극동군사령부에 보고해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적인 수행에 결정적으로 공헌했다.

그러나 인천상륙작전 개시 하루 전인 1950년 9월 14일 영흥도에서 철수를 준비하던 중 북한군 1개 대대 규모의 공격을 받았다. 임 중위는 모든 대원들을 성공적으로 탈출시켰으나 포로가 될 위기에 처하자 상륙작전에 대한 기밀 유지를 위해 "대한민국 만세"를 외친 뒤 총으로 자결했다.

인천상륙작전은 당시 작전지휘관이었던 맥아더 사령관조차 "성공 확률이 5000분의 1도 되지 않는 세기의 도박"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매우 어려운 작전이었지만 임 중위를 비롯한 첩보대원들의 정확한 첩보에 의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정부는 임 중위의 전공을 기려 1954년 일계급 특진과 함께 을지무공훈장을 추서했고, 미국 정부도 은성무공훈장으로 그의 공을 기렸다.

이날 제막식에서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원태호 해군사관학교장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동상 건립은 임 중위의 공훈과 희생정신, 애국심 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해군 전 장병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