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만에 수출 2억달러… "정면 돌파 통한 셈"

"수출 많이 한 비결요? 제가 항공사 마일리지가 340만마일이 넘습니다. 지구를 130바퀴 넘게 돈 셈이죠. 거래처도 멀리서 온 머리 희끗한 회사 대표를 함부로는 못 대하죠."

㈜일성 장세일(71) 회장은 30일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는다. 회사를 세운 지 26년 만에 수출 2억달러(약 2300억원)를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올해 예상 매출액 2700억원 가운데 90%가 수출이다.

㈜일성은 정유·석유화학 설비용 열교환기，산업용 보일러 등을 만들어 미국·유럽·중동·중남미·아프리카 등 20여 개국에 수출한다.

그는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한석유공사(현 SK에너지)에 입사해 석유화학플랜트 엔지니어로 20년 가까이 일했다. 1984년 퇴직금 7000만원을 들고 직원 셋과 함께 울산에 있는 100㎡도 안 되는 사무실에 지금 회사를 세웠다.

숱한 고비를 맞았지만 늘 '정면 돌파'를 택했다. 3년 전 중동에 화공 설비를 수출하려다 최종 협상 대상에서 제외됐을 때도 그랬다. 협상장인 싱가포르로 날아가 책임자를 만나 2박3일 머물며 끈질기게 매달렸다. 결국 기술 심사를 해보겠다는 답이 왔고, 심사결과 기술과 가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1200만달러 규모의 열교환기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장 회장은 "5년 안에 세계적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올해 50억원을 들여 엑스레이 검사 장비를 놓은 것도 글로벌 수준으로의 품질 향상을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