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로 빙가다(57·
포르투갈)가 올해 FC서울 감독에 선임됐을 때 모두가 물었다. "'켄터키 치킨' 할아버지처럼 생긴 저 사람이 대체 누구야?" 2002 월드컵 때 터키팀 감독으로 이미 알려진 전임 셰놀 귀네슈(
터키)와 대조적이었다.
그렇지만 이 마음 좋게 생긴 빙가다는 사실 '내공(內功)'이 상당했다. 포르투갈 20세 이하 대표팀 코치로 루이스 피구, 루이 코스타, 후앙 핀투 등을 조련해 '포르투갈 황금세대'를 일궈낸 게 바로 그다.
이후엔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대표 감독도 지냈고
이집트·
이란의 프로팀도 거쳤다. '아시아통(通)'인 그가
한국 프로축구에 몸담으면서 처음 한 일이 'FC서울 병' 치료였다. FC서울은 과거 멤버가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이 뛰었지만 2000년 이후 10년간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어쭙잖은 스타 의식이 팀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빙가다는 말했다. "축구에서 스타 플레이어란 없다. 오직 팀 전체가 스타가 돼야 한다!" "11명의 스타가 모인다고 강팀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그의 지론은 스타들의 집단인 포르투갈 황금세대를 이끌면서 얻은 교훈이었다.
빙가다는 선수 하나하나를 모두 만나 집안 대소사까지 챙겼다. 그러면서도 철저하게 기량에 따른 선수 기용을 하면서 FC서울을 개조해 나갔다. 선수들의 아내는 물론이고 아이들의 건강까지 직접 챙길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감독은 선수들의 모든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고 코칭 스태프와도 삼겹살 파티를 즐길 정도였다. 빙가다는 "FC서울 선수들을 처음 봤을 때 우승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왔다"며 "팀이 가족처럼 뭉쳤기에 꿈을 이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