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빛 옛 도자기에 빠지고 겸재 정선 산수화에 감탄하고…
입력 : 2010.12.06 03:05
호림박물관 2개 특별전 '黑磁…' '겨울 그리고 봄'
삼성미술관, 간송미술관과 함께 '3대 고미술 박물관'으로 꼽히는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이 서울 강남 신사분관에서 두 개의 특별테마전을 7일 동시에 개막한다. 검은빛이나 갈색이 도는 도자기인 흑자(黑磁) 60여점을 한자리에 모은 《흑자, 검은빛을 머금은 우리 옛 그릇》전(展)과 겨울과 봄의 정취를 담은 유물 60여점을 선보이는 《겨울 그리고 봄》전이다.
《흑자, 검은빛을 머금은 우리 옛 그릇》전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폭넓게 사용된 흑자들을 선보인다. 흑자는 산화철 비율이 높은 유약을 입힌 도자기로, 색깔은 산화철 함유 비율에 따라서 검은색에서부터 갈색, 호박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동안 흑자만 집중적으로 조명한 전시는 드물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흑유 자기를 새롭게 살펴볼 기회로 눈길을 끈다. 흑자는 청자, 분청사기, 백자에 비해 예술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한국도자사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박준영 호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청자나 백자가 주로 상류계층에서 사용된 반면 흑자는 서민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사용돼 서민들의 도자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그릇"이라고 강조했다.
전시된 흑자들에서는 거칠지만 힘찬 생명력이 느껴진다. 수수하고 질박한 형태의 정병(淨甁·맑은 물을 담는 물병), 편호(扁壺·목이 짧고 몸체 양면을 납작하게 만든 항아리), 매병(梅甁), 주자(注子), 항아리 등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사용된 저장용기들로, 청자나 분청사기만으로 채울 수 없었던 옛 도자기의 다채로운 세계를 일깨워준다.
《겨울 그리고 봄》전은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됐다. 순수한 겨울 느낌을 지니고 있는 유물, 세한삼우(歲寒三友)인 소나무·대나무·매화처럼 겨울 자체나 겨울을 이겨내는 상징을 담은 유물, 따뜻한 봄기운을 느끼게 해주는 유물로 나뉘어 전시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겸재 정선의 〈사계산수화첩(四季山水畵帖)〉 중 겨울을 소재로 그린 '설경산수도(雪景山水圖)'. 옅게 선염(渲染·물감이 번지게 하는 기법)한 강과 하늘, 간결한 선묘(線描)로 나타낸 풍경에서 눈 내린 겨울날의 적막함이 느껴진다. 그밖에 '백자청화송하초옥문병(白磁靑畵松下草屋文甁)', 조희룡의 '매화도(梅花圖)', 사대부들의 봄나들이를 소재로 한 '계회도(契會圖)'와 화사한 나비 그림인 남계우의 '화접도(花蝶圖)'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두 전시 모두 내년 3월 31일까지.
전시된 흑자들에서는 거칠지만 힘찬 생명력이 느껴진다. 수수하고 질박한 형태의 정병(淨甁·맑은 물을 담는 물병), 편호(扁壺·목이 짧고 몸체 양면을 납작하게 만든 항아리), 매병(梅甁), 주자(注子), 항아리 등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사용된 저장용기들로, 청자나 분청사기만으로 채울 수 없었던 옛 도자기의 다채로운 세계를 일깨워준다.
《겨울 그리고 봄》전은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됐다. 순수한 겨울 느낌을 지니고 있는 유물, 세한삼우(歲寒三友)인 소나무·대나무·매화처럼 겨울 자체나 겨울을 이겨내는 상징을 담은 유물, 따뜻한 봄기운을 느끼게 해주는 유물로 나뉘어 전시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겸재 정선의 〈사계산수화첩(四季山水畵帖)〉 중 겨울을 소재로 그린 '설경산수도(雪景山水圖)'. 옅게 선염(渲染·물감이 번지게 하는 기법)한 강과 하늘, 간결한 선묘(線描)로 나타낸 풍경에서 눈 내린 겨울날의 적막함이 느껴진다. 그밖에 '백자청화송하초옥문병(白磁靑畵松下草屋文甁)', 조희룡의 '매화도(梅花圖)', 사대부들의 봄나들이를 소재로 한 '계회도(契會圖)'와 화사한 나비 그림인 남계우의 '화접도(花蝶圖)'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두 전시 모두 내년 3월 31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