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이야기] 다섯 아이 덕에 가석방

사기죄로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20대 여성이 아이 다섯을 키우는 엄마라는 점이 참작돼 가석방됐다.

법무부는 청주여자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쌍둥이 아기를 키우던 다섯 아이의 엄마 서진희(28·가명)씨를 지난달 말 가석방했다고 6일 밝혔다.

서씨는 2008년 10월 유흥업소 선불금 5000만원을 갚지 않아 사기죄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수감 당시 걸음마를 뗀 아이 두 명과 뱃속의 아이까지 세 명의 아이 엄마였다. 동거하던 아이의 아버지는 도망간 뒤였다.

그러다 셋째 아이 출산이 다가오자 서씨는 작년 3월 형집행 정지 허가를 받아 출소해 여자 아이를 낳았다.

서씨는 산후 조리를 끝내고 다시 교도소로 들어가기 전에 또 다른 남자를 만나 쌍둥이를 임신했다. 서씨의 형집행 정지는 1년간 이어졌고 지난 3~5월 교도소에 잠깐 들어갔다가 출산을 위해 다시 석방됐다. 지난 7월 남자 쌍둥이를 낳은 서씨는 9월 말 또다시 입소했다. 그러나 쌍둥이의 아버지도 잠적하는 바람에 서씨는 홀로 아이 다섯을 키워야 하는 처지가 됐다. 세 아이는 서씨의 모친에게 맡겼지만 쌍둥이까지 떠맡길 순 없었다.

서씨는 쌍둥이 아이를 교도소로 데리고 들어와 교도관들의 도움을 받아 키워 왔다.

청주교도소 등 일부 교도소에는 산모와 아기가 함께 지낼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수감 중 출산한 생후 18개월 내의 아기를 양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씨의 사연을 들은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 9명은 "서씨의 죄는 밉지만 아이들이 또 다른 피해자가 돼선 안 된다"며 서씨를 가석방하고 성금 150만원을 모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