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부산시립미술관 '대변신 행진' 끝이 없다

부산시립미술관이 대변신한다.

단순히 그림이나 예술 작품만 보는 곳이 아닌 음악 연주를 감상하거나 맛있는 차와 음식을 즐기고 쇼핑을 하며 가족 혹은 연인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술관에서 그림 감상을 하면서 직장 회식을 하고, '맞선'도 보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연출될 전망이다.

우선 오는 10일 오후 6시 30분 1층 로비에서는 실내악(현악 4중주) 공연이 펼쳐진다. '직장인을 위한 열린 음악회'다. 이 음악회는 지난 7월부터 시립미술관의 관람료가 없어지고 관람시간도 오후 8시까지 2시간 더 연장되자 저녁 시간 미술관을 찾는 직장인들에게 미술 관람에 덤으로 음악공연을 선사하기 위해 준비된 것이다.

미술관측은 "직장동료, 가족·연인끼리 미술관을 찾아 수준 높은 작품 감상에 문화공연도 함께 즐기는 복합문화 체험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 마련한다"고 말했다. 미술관측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시범 공연을 몇 차례 더 실시한 뒤 관람객들의 반응을 분석해 내년에는 상설전용 무대를 설치하고, 부산지역 음악 전공 대학생들을 초청해 음악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미술관이 연주장도 겸하는 셈이다.

'복합문화공간'을 향한 시립미술관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립미술관 지하 1층에 '어린이미술관'이 탄생한다. 지하 1층 150㎡ 면적에 어린이미술관 전시실 2곳을 만들 예정이다. 이 전시실은 각급 학교가 원할 경우 학생들의 미술 작품을 지역 최대 미술관인 시립미술관에서 발표·전시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미술관이 되는 것이다. '관람형' 전시공간에서 '참여형' 전시공간으로의 변신하는 것이다. 이 어린이미술관에는 또 250㎡ 규모의 어린이 전용 실기실도 만들어 미술관에 온 어린이들이 미술 감상 외에도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최대 8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전용 실기실에서 어린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함께 온 부모나 교사 등이 투명한 창을 통해 그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황정용 부산시립미술관 시설계장은 "어린이미술관은 이달 말쯤 착공해서 내달 중 공사를 마무리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맛있는 차 한잔'을 즐기기 위해 미술관을 찾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미술관측은 현재 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테리아의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 단순히 목만 축이고, 간식을 사먹는 공간이 아니라 차 한잔을 마시기 위해 미술관을 찾고, 또 미술관을 약속과 모임의 장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공개 입찰을 통해 국내외 유명 브랜드 커피 전문점 등을 유치해 예술로 가득한 미술관에서 보다 품격 높은 사교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현재의 아트숍도 카페테리아와 연계해 재배치하면서 면적을 더 넓히고 상품 종류도 국내외에서 유명한 것으로 보강된다. 카페테리아와 아트숍에 대한 리모델링은 내년 상반기까지 전문가 자문, 설계 등을 진행한 뒤 추진된다.

부산시립미술관은 교육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게 된다. 2012년 완공 예정인 제2 벡스코의 건물 일부 중 시립미술관 공간으로 활용하게 될 2300여㎡를 교육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 등 예술 관련 교육이 마련돼 시민들의 예술적 안목을 높이는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백화점 교양 강좌 등을 통해 겨우 접할 수 있는 미술이나 예술 관련 교육을 시립미술관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체계적으로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조일상 부산시립미술관장은 "21세기 미술관은 단순히 예술 작품만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시민 속에서 함께 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면서 "부산시립미술관은 미술관에서 품격있는 '맞선'도 보고,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과 송년회도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예술과 생활이 함께 숨쉬는 친근한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