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80%가 장애인… 우리가 해냈습니다"

"비지땀 흘리며 일해준 회사 식구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경남 김해시 생림면 봉림리의 조미김 회사인 한울식품 김철범(44) 사장은 '무역의 날'인 9일 100만달러 수출탑을 받는다. 우리 돈 11억4000만원 정도니까 큰 회사는 아니다.

한울식품은 직원 31명 가운데 26명이 장애인이다. 80%가 넘는다. 지체, 청각, 또는 지적 장애인이다. 이 가운데 20명은 중증이다. 이들이 100만달러 수출탑을 쌓아올렸다. 마른 김을 한 장씩 기계에 밀어 넣고 조미된 김을 포장하고…. 구이·절단·계수·포장 공정에서 일하는 이들의 손놀림은 프로다.

김 사장은 "다리가 불편한 사람은 손과 상체를 활용하고, 청각장애인은 예민한 감각을 활용하도록 적절한 분업을 통해 전문성을 키우도록 했다"며 "비장애인의 80% 수준까지는 올라온 것 같다"고 했다.

그는 30대 초반이던 1999년 김해시 장애인복지관에서 100평 규모의 사업장을 빌려 공장 운영에 뛰어들었다. 공장이 '장애인복지관' 안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장애인 10명을 채용했다.

"처음엔 클레임이 많아 고생했어요.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으면 나나 여러분이나 병신 소리 듣는다'며 독려했죠." 모든 작업자의 움직임을 카메라에 담아 관찰해 최적의 동작과 환경을 만들었다.

2006년엔 약 1000㎡(300평) 크기인 현재 공장으로 옮겼다. 장애인고용공단 표준사업장, 김해시 여성장애인 전용작업장 등으로 지정되면서 장애인의 당당한 자립을 지원하는 대표적 일터가 됐다. 연간 매출액도 초기 1억~2억원에서 30억원으로 늘었다. 80%를 미국·일본·캐나다·중국·러시아로 수출한다. 김 사장은 "2년 뒤 300만달러 수출탑이 우리의 다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