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주택연금 신규 가입 사상 최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 가입자 수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택금융공사는 8일 "지난 11월 주택연금에 새로 가입한 건수가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245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5% 늘어난 수치이며, 지난 8월 기록한 월별 최고 기록을 석 달 만에 넘어선 것이다.

올해 들어 지난 11월까지 주택연금 신규가입은 총 1859건을 기록, 이미 작년 한 해 가입자보다 65% 이상 증가했다. 작년의 경우 월별 신규가입이 100건을 넘어선 달이 4번에 불과했지만 올해엔 1월을 제외하고 매달 100건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주택연금 가입의 비수기로 여겨지는 11월에 월별 신규 가입이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볼 때 당분간 가입자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주택연금 가입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무엇보다도 경기 침체로 인해 집값이 떨어진 탓이 크다. 주택연금을 통해 매달 타가는 금액은 처음에 주택연금에 가입할 당시 담보로 잡히는 집의 시가(時價)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가입해야만 연금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받아갈 수 있다. 가령 시가 3억원짜리 집을 가진 사람이 연금보험에 가입하면 매달 106만원 정도를 손에 쥔다. 그런데 집값이 2억5000만원으로 떨어진 시점에 가입하면 이보다 17만원 정도 줄어든 금액을 매달 받게 된다.

노후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택연금 가입자가 늘어나는 데 주요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평균 수명이 크게 늘어나고 더 이상 자식에게 노후를 의지하기 힘든 상황이 되면서 은퇴자들 사이에서 주택연금 등을 통해 스스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예전엔 집 한 채만큼은 자식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주택연금에 가입하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엔 살아있는 동안 자식에게 손 벌리지 않겠다는 의식이 확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택연금은 부부 모두 만 60세 이상으로, 시가 9억원 이하인 주택을 한 채만 보유한 경우에 가입할 수 있다. 매달 지급하는 연금액은 가입자가 만 100세까지 살 경우를 가정해 산정하며, 100세 전에 가입자가 사망하면 주택을 처분한 뒤 그동안 지급한 연금총액과 관련 비용을 제하고 남은 금액을 유족들에게 돌려준다. 유족이 주택의 처분을 원치 않는다면 이상의 비용을 주택금융공사에 지급하고 주택을 인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