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신입생에게 1000만원씩 장학금"

"동네 의사로밖에 키우지 못하는 의대 교육은 안 하겠다."

윤주헌(53) 연세대 의대 학장이 '글로벌 의료 리더' 양성을 새로운 목표로 제시하며 내년 3월 입학하는 신입생 전원에게 1인당 1000만원에 상당하는 교육비를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윤 학장은 9일 본지 인터뷰에서 "총 5억5000만~6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내년 신입생 55명 전원을 대상으로 1년간 기숙사비 전액과 식비, 중국·일본 의학연구소 방문 및 체험활동 비용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인당 1000만원꼴로 지원되는 셈이다.

윤 학장은 "내년부터 의예과 신입생 전원은 1년간 인천 송도의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된다"며 "세계 수준의 병원과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조지아공대 등 명문대학이 들어서는 송도에서 생활하면 신촌캠퍼스보다 더 나은 교육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윤 학장은 내년부터 일본 게이오(慶應)대, 중국 푸단(復旦)대와 교류협정을 맺고 '한·중·일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대 신입생들은 방학 때 이 대학들을 거점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의료 클러스터인 '상하이국제의료원구(SIMZ)', 대형 글로벌 제약회사의 R&D센터 등을 방문하게 된다.

또 승마·요트·골프도 정규 과목으로 편성해 학점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운동도 할 줄 알아야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는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학장은 "현재의 의대 교육은 의대생들을 동네 의사로밖에 만들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며 "임상의사 양성에 초점을 둔 교육에서 벗어나 에이즈·치매 같은 질환 치료법을 개발하고 세계적 보건의료 지도자로 키워내는 의학자 양성 중심의 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